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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서 좋다는 5G, 내 몸도 좋아할까..5G의 역습

강영운 입력 2021. 09. 17. 16:12 수정 2021. 09. 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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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의 역습 / 조셉 머콜라 지음 / 김보은 옮김 / 판미동 펴냄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 통신 업계 화두는 5G(5세대 이동통신)의 보급화지만, 선진국 시민들은 외려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더 빠른 통신기술이 더 많은 전자파를 배출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구심 때문이다. 스위스 베른에서는 시민 수천 명이 '5G 안테나 설치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서비스가 가져올 장밋빛 전망 대신 전자파에서 자유롭고 싶다는 건강권을 내세운다. 전자파 노출에 대해 현재보다 강화된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는 추세다. 현대과학을 향한 일부 극단적 환경단체의 공포 마케팅일까. 아니면 5G의 맹점을 우리가 과소 평가한 것일까.
신간 '5G의 역습'은 "빨라진 다운로드 속도만큼 당신의 수명도 단축된다"는 섬뜩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전자자기장 개념부터 건강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뤘다. 저자인 조셉 머콜라는 의학박사이자 허프포스트가 선정한 최고의 건강 혁신가이기도 하다. '곡물 없는 다이어트' '달콤한 속임수' 등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논문 500여 편을 근거 삼아 5G를 해부한 결과물을 모았다.

왜 하필 '5G'인가. 3G와 4G 기술이 주는 안락함을 누려온 우리는 왜 유독 5G에 반감을 드러내는가. 저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전자기장이 문제라고 말한다.

5G에 대한 간단한 설명부터 시작하자. 5G가 사용하는 주파수인 밀리미터파는 그 파장 길이가 10㎜보다 짧다. 수십 ㎝에 이르는 기존 주파수와 비교하면 극도로 짧은 형태인 셈이다. 주파수가 짧은 만큼 대용량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사람이 가득 찬 경기장에서도 시간 지연 없는 통화와 데이터 사용이 가능하다. 빛만큼 그림자가 짙다. 밀리미터파는 장점만큼 단점이 극명하다. 물리적 구조물에 쉽게 방해받기 때문이다. 비나 습도에도 약하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안테나가 수십억 개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는 "4G의 전자기장이 산속에 흐르는 계곡이라면 5G는 광대한 바다"라고 서슬 퍼런 경고를 보낸다.

전자기장은 조용히 우리 몸을 잠식한다. 전자파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인구의 3%에 불과하다. 이들은 전자기장에 노출되면 두통·불면증·피로감·심박을 불편하게 느끼는 심계항진증 등을 호소한다. 반면 97%의 사람들은 전자기장으로부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전자기장에 해를 입지 않는 건 아니다. 전자파는 시나브로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저자는 "전자기장의 영향력이 질병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면서 "특히 뇌암은 잠복기가 최소 10년"이라고 말했다.

5G가 가져올 해악이 이렇게 크다면 기업·정부·보건당국은 왜 경고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일까. 저자는 담배 산업의 역사를 돌아볼 것을 주문한다. 담배가 처음으로 산업화된 이후 부정성은 철저히 외면받았다. 담배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넘쳐났지만 침묵과 부정이 이어졌다. "기업들은 우리의 건강보다는 이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현재 통신 업계도 마찬가지다."

저자가 지적하는 5G의 큰 문제점은 안전성 검사의 부재다. 사람을 대상으로 장기 안전성 시험을 거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5G 안테나는 시민의 동의 없이 전자파를 뿌린다. 현 상황에서 전면 중단은 불가능한 일이더라도, 최소한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는 5G 기지국 설치를 금지하는 법안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머콜라가 5G 논란에 포문을 열었다. 이제 과학적 토론의 시간이다. 24시간 함께하는 스마트폰과 거리 두기를 권한다. 치열한 논쟁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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