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혜경 "세계 최고, 1등이 다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성도현 2021. 9. 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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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를 혼자 기르며 암 치료를 받느라 진짜 힘들었어요. 그전엔 세계 최고, 1등이 다인 줄 알았는데 인생이 그게 아니더라고요. 매일 아침 눈 뜨고 건강하고 행복한 게 좋네요."

2006년 10월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은 그는 8번의 항암치료와 절제 수술, 33번의 방사선 치료를 이겨내고 2008년 1월 화려하게 복귀하며 '불굴의 피아니스트'란 별명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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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50주년.."건강 허락하는 한 120세까지 연주하고파"
인사말 하는 피아니스트 서혜경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피아니스트 서혜경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데뷔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9.17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두 아이를 혼자 기르며 암 치료를 받느라 진짜 힘들었어요. 그전엔 세계 최고, 1등이 다인 줄 알았는데 인생이 그게 아니더라고요. 매일 아침 눈 뜨고 건강하고 행복한 게 좋네요."

건반 위의 여제'로 통하는 1세대 피아니스트 서혜경(61),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그가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담담하게 자기 생각을 풀어냈다. 그의 말투 속에선 여유도 묻어났다.

2006년 10월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은 그는 8번의 항암치료와 절제 수술, 33번의 방사선 치료를 이겨내고 2008년 1월 화려하게 복귀하며 '불굴의 피아니스트'란 별명을 얻었다. 이후 연주에 좀 더 집중하고자 경희대 교수직을 내려놨고,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혜경은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암 투병 당시 1년 반 동안 피아노를 치지 못했고 우울증이 와서 많이 울기도 했다"며 "치료가 끝나자마자 (5개월 만에) 무대에 올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을 협연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2010년엔 여성 피아니스트로서 처음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5곡) 앨범을 냈다"며 "라흐마니노프는 피아니스트에게 있어 에베레스트산처럼 정복하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뷔 50주년 맞은 피아니스트 서혜경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피아니스트 서혜경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데뷔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9.17 scape@yna.co.kr

러시아 음악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그는 오는 26일 20대 후배 피아니스트 두 명과 함께 라흐마니노프를 주제로 꾸미는 '스페셜 콘서트'에서도 이런 기억이 담긴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한다.

차세대 피아니스트 윤아인(25)은 협주곡 2번을, 러시아 출신 신예 다니엘 하리토노프(23)는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들려준다. 여자경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유토피안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특히 협주곡 3번은 1988년 서울올림픽 문화축전 기간 중 처음 내한해 서혜경과 협연한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이듬해 다시 한국에 왔을 때 서혜경과 협연한 곡이기도 하다. 연주 시간이 길고 테크닉이 난해해 '코끼리 협주곡'으로도 불린다.

서혜경은 "56년간 피아노를 쳤는데 내게 피아노는 산소와 같다"며 "피아노가 없는 인생은 상상이 가지 않는다. 피아노 이즈 미"라고 강조했다. 또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아픔을 치유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서혜경 피아니스트 [ⓒ 최다미. 재판매 및 DB 금지]

그에겐 '부소니 콩쿠르 한국인 첫 최고상'이란 수식어도 따라다닌다. 세계적인 권위의 이탈리아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올해 박재홍과 김도현이 나란히 1, 2위에 오르면서 그의 이름도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스무 살이던 1980년 한국인 처음으로 '1위 없는 2위'를 받았다.

서혜경은 "그 시절엔 동양인들이 무시당하던 시절이었다. 콩쿠르는 등수 안에 들면 대단한 건데 그게 디딤돌이 돼 세계로 나가는 것"이라며 "후배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흐뭇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3번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협연한다. 또 11월엔 미국 시애틀에서 독주회를 열고, 내년엔 미국 뉴욕 및 홍콩 등에서 연주 활동을 이어간다.

이달 23일엔 디지털 앨범 발매도 예정돼 있다. 멘델스존의 '론도 카프리치오소', 팬데레츠키의 '미뉴에트', 모슈코프스키의 '불꽃' 등 6곡이 담긴 소품집으로, 계속되는 팬데믹 상황에서 가볍고 상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곡들로 구성됐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120세까지 연주하고 싶어요. 2016년에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함께 녹음한 영국 지휘자 네빌 마리너는 92세에 돌아가셨는데 저한테는 (92세가) 아쉬워요. 50년은 더 피아노 하고 싶거든요. (웃음)"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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