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조선일보

그늘 차지하려 싸움까지.. 美 국경 다리 밑에 몰린 이민자들

최혜승 기자 입력 2021. 09. 17. 21:13 수정 2021. 09. 17. 21:58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와 멕시코 국경에서 미국 입국을 기다리는 아이티 이민자 수천명이 난민촌을 형성했다고 17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전했다. 사진은 이민자들이 식량을 얻기 위해 인근 리오 그란데 강을 건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수천 명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미국 남부와 멕시코 국경 지대에 임시 난민촌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일부 외신은 이를 두고 “미국이 새로운 국경 문제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와 멕시코 시우다드아쿠냐를 잇는 다리 밑에는 다수의 이민자들이 노숙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텍사스주는 이들의 수를 1만 명 안팎으로 추정했다. 대부분은 중남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온 이민자들이며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출신도 섞여있다. 이민자들이 대규모로 늘어나자 미국도 이들을 통제하기 위한 국경 순찰대를 늘리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를 잇는 인터네셔널 다리 밑에서 수천명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노숙하고 있다. / Cassandra Webb 트위터

난민들의 생활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식량과 식수 등이 부족한데다 최고 37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씨도 견뎌야 한다. 일부 인원이 멕시코에서 먹을거리 등을 사 오지만, 노숙 생활이 길어지면서 비상금마저 떨어진 상황이라고 한다. 또 그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이민자들의 다툼도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자 포용 정책이 캐러밴(중남미 국가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 행렬)의 북상을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남부 국경장벽 건설 예산 투입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반(反) 이민정책을 철회했다.

또 불법 체류자에게 8년의 기간을 거쳐 미국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이민법개정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실제로 바이든 정부 들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넘어오려는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미국으로 월경 중 체포된 불법 이민자 수는 2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불법 월경자가 2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델리오 이민자 급증 사태는 바이든 행정부에 새로운 국경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