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는데 사실이었다" 방글라데시 17만명이 마스크 썼더니 벌어진 일
미국 예일·스탠퍼드대와 방글라데시 비영리기구 그린보이스 소속 연구원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최근 방글라데시 600개 마을 약 34만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실제 마스크가 코로나19 감염에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전에도 마스크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여럿 발표됐지만, 이렇게 큰 규모의 연구가 수행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7만8000명의 방글라데시인들에게 마스크 사용을 권장했다. 16만3000명은 권고 혹은 중재가 이뤄지지 않은, 즉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로 생활했다. 이 결과 적극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장한 시험군 마을의 코로나19 유증상 환자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생활한 대조군 마을보다 9%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무증상 감염자와 증상이 심하지 않아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하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감소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제이슨 아발락 예일대 경제학자 박사는 "이 연구 결과를 보고 마스크를 썼을 때 10%만 감염효과가 있다고 해석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마스크 착용이 보편적이라면 이 수치는 몇 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참가자들을 시험군과 대조군에 무작위로 배정하는 '제대로 된 임상시험'이 없기 때문에 마스크의 코로나19 예방 효과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마스크 착용 반대자들의 논리를 반박할 새로운 근거가 생긴 것이다.
매간 래니 미국 브라운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마스크 반대자들은 마스크에 대한 무작위 대조시험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근거를 내놓으라고 주장해왔다"며 "이제 '근거가 여기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마스크를 쓰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에 그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 역시 나왔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더 적은 양의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들어가게 되고, 이 경우 면역체계가 코로나19를 더 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게 해준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마스크가 생활 백신 역할을 하는 셈이다.
모니카 간디 캘리포니아대 감염병 연구팀 박사는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시한 논평을 통해 마스크를 사용하면 무증상 감염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마스크가 코로나19의 호흡기 노출량을 큰 폭으로 줄이면서 마치 백신처럼 적은 양의 바이러스만 체내에 주입하는 '효과'를 준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를 통해 증상을 겪지 않거나 아주 경미하게 겪으면서도 체내에서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형성되고 결국 코로나19 재감염을 막을 수 있게 된다는 논리다.
연구진은 과거 미국 오리건의 한 식품공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근거로 들었다. 당시 모든 공장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실제 감염자 중 90% 이상이 무증상 감염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간디 박사는 "백신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자연적인 방식으로 코로나19 면역력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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