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냐 라셰트냐..독일 '포스트 메르켈' 향방은

유태영 2021. 9. 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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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6 독일 총선이 17일(현지시간)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기관 포르사가 독일 공영방송 RTL 등 의뢰로 14일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예측한 의석수는 사민당 208석, 기민·기사연합 178석, 녹색당 141석, 독일을위한대안(AfD) 91석, 자유민주당(FDP) 91석, 좌파당 50석 등이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독일 총선을 지배하는 이슈로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 대응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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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6 독일 총선을 앞두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TV 토론회를 시작하기 전 사회민주당 올라프 숄츠 후보(왼쪽부터), 녹색당 안날레나 베어보크 후보, 기민·기사연합 아르민 라셰트 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9·26 독일 총선이 17일(현지시간) 9일 앞으로 다가왔다. 16년간 총리직을 수행하며 유럽의 맹주 역할까지 맡았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누가 메르켈의 뒤를 잇느냐가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사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올라프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이끄는 사회민주당(SPD)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종합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6일 현재 사민당은 25% 지지율로 메르켈 총리가 속한 기민·기사연합(CDU·CSU) 21%, 녹색당 16%에 앞서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기민·기사연합, 녹색당에 이어 3위를 달리다가 지지율을 끌어올리더니 지난달 25일부터는 줄곧 선두를 유지 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사민당은 독일 제1당 자리를 움켜쥘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포르사가 독일 공영방송 RTL 등 의뢰로 14일 실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예측한 의석수는 사민당 208석, 기민·기사연합 178석, 녹색당 141석, 독일을위한대안(AfD) 91석, 자유민주당(FDP) 91석, 좌파당 50석 등이었다.

외신들은 사민당이 녹색당, 자민당과 이른바 ‘신호등 연정’(세 당의 전통색이 적·녹·황이어서 붙은 이름)을 구성하거나 녹색당, 좌파당과 진보 성향 연정을 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과 같은 대연정을 사민당이 주도권을 쥔 채 꾸리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기민·기사연합이 총리 자리를 가져가려면 녹색당, 자민당과 ‘자메이카 연정’(세 당의 흑·황·녹색이 자메이카 국기를 연상시키는 데서 붙은 이름)을 구성하는 시나리오 정도가 떠오른다.

사민당의 급부상은 총리 후보인 숄츠 장관의 경륜, 정책공약, 상대 후보의 실책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숄츠는 ‘로봇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무뚝뚝한 편이지만, 메르켈 정부에서 장관으로 일하며 경험을 쌓아 메르켈 총리의 유산을 일정 부분 승계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주요 3당 총리 후보자의 얼굴이 들어간 선거 홍보물이 놓여 있다. 왼쪽부터 녹색당 안날레나 베어보크, 사회민주당 올라프 숄츠, 기민·기사연합 아르민 라셰트 후보의 포스터. 베를린=AP연합뉴스
최저시급 9.5유로→12유로(약 1만6000원) 인상, 부유세 1% 신규 도입 등 사민당의 정책도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기민·기사연합 후보인 아르민 라셰트 대표는 잇단 실책으로 점수를 까먹었다. 그는 메르켈 노선의 계승자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지난해 봄 코로나19 봉쇄를 완화하자고 주장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지난 7월 중순 18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독일 서부 홍수 피해 현장에서는 활짝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그에 대한 민심이 더욱 싸늘해졌다.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젊은 여성 총리 후보를 내세워 여론조사 1위까지 차지했던 녹색당은 안날레나 베어보크 후보의 저서 표절 논란이 터진 후 다시 3위로 주저앉았다.

선거는 오는 2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299개 선거구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독일 총선을 지배하는 이슈로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 대응을 꼽았다. 기민·기사연합과 자유민주당이 탄소배출권 거래에 초점을 맞춘 데 반해 사민당과 녹색당, 좌파당은 자동차 전용도로 속도 제한 도입, 단거리 비행 금지 등을 통해 일상 속에서도 환경 목표를 실천해야 한다는 쪽이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쟁점은 경제 정책과 연관돼 있다. 독일 정부는 그간 코로나19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생긴 피해를 주로 채무로 해결해왔기 때문이다. 기민·기사연합과 자유민주당은 향후 세금 인상에 반대한다. 사민당과 녹색당은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는 세금 감면을 하되 최상위 고소득자에 대해서는 다시 부유세를 걷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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