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데일리

'거침없던 확률형 뽑기' 김택진 스스로 제동걸까[비사이드IT]

이대호 입력 2021. 09. 18. 17:32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게임 속 확률형 뽑기, 인형 뽑기와 달라
무작위로 뽑을 때마다 매번 확률 초기화
'100번 넘게 실패' 최근 게시판서 화제되기도
역풍 맞은 김택진 엔씨 대표, 변화 의지 강조
리니지W 시험대..여론 뒤집을 한방 보일지 주목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엔씨소프트 트릭스터M 확률형 유료 상품 정보 갈무리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확률형 뽑기 아이템. 최근 들어 대중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단어입니다. 예전엔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만 확률형 뽑기 아이템을 얘기했다면, 올해 초부터 주요 게임 기업 중심으로 논란이 일면서 사회적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이 뽑기 아이템을 이해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게임 속 확률형 뽑기 아이템은 오락실 인형 뽑기와 크게 다릅니다. 인형 뽑기는 이용자의 조작 실력에 따라 성공 여부가 좌우됩니다. 내가 원하는 인형이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뽑기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게임 속 확률형 뽑기는 깜깜이죠. 게다가 무작위입니다. 예전엔 기업들이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며 아이템 뽑기 확률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수십, 수백만원 돈을 들이는 이용자들이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구매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정부와 국회의 규제 시도와 외부 비판이 일면서 업계가 등 떠밀려 확률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 수년전입니다.

확률형 뽑기는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BM입니다. 뽑을때마다 확률이 초기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5% 뽑기 확률이란 100번 중 5번 뽑을 평균 확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번 뽑을때다가 5% 확률이 적용됩니다. 운이 없다면 100번을 뽑아도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얼마전 게시판을 달군 사건입니다.

트릭스터M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5% 확률 뽑기, 100번 넘게 실패

유튜버 김실장 등 인플루언서와 게임 커뮤니티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운영 중인 ‘트릭스터M’에서 한 이용자가 스탠의 훈장이라는 확률형 제작 BM을 시도했다가 102번 실패한 일이 일어났네요. 당초 400번 넘게 실패했다고 알려졌으나, 엔씨 측 답변이 102번으로 정정됐습니다.

5% 확률 아이템은 무기 등 장비 아이템이 아니라 캐릭터의 능력치를 영구적으로 올려주는 컬렉션, 이른바 도감으로 불리는 제작 시스템에 적용됐습니다. 도감은 게임과 캐릭터에 애정을 가진 이용자라면 필수적으로 도전하는 콘텐츠입니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일반 장비가 아닌 도감 제작 시스템에도 확률 성공이 들어갔다는 측면에서 비판이 나왔는데요. 일정 횟수 이상 뽑기 실패 시 확정적으로 보상을 지급하는 이른바 ‘천장’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점도 지적이 나옵니다. 중국산 게임에도 있는 천장 시스템이 없다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선 천장 시스템은 ‘자신의 신용카드 한도’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확률형 뽑기 아이템은 정부와 국회가 왈가왈부해서 법적 규제를 도입해도 사실상 제어가 불가능합니다. 영구 컬렉션에 확률 뽑기를 적용하는 등 기존 BM에 변화를 주고 또 결합하면서 수익 확대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BM 설계를 바꿔 규제를 우회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뿔이 난 게이머들을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게임사가 달리 마음을 먹는 것밖엔 없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택진 대표 “과거의 성공 방정식 재점검하겠다”

이런 가운데 게임사가 스스로 변화하겠다고 의지를 보였습니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입니다. 김 대표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는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지난 이야기”라며 “냉정히 재점검하겠다”고 변화 의지를 보였는데요. 최근 출시한 대형 신작 ‘블레이드&소울(블소)2’에 적용한 BM에 세간의 비판이 쏠리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이어지자 속내를 털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 대표는 “NC(엔씨)를 비판하는 모든 분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들리지 않는 소리까지 공감하는 자세로 듣고 또 듣겠다”며 “진화한 모습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 “바꿀건 바꾼다”고 여러번 약속했습니다. 직원 대상의 메시지로 대중과 약속한 것은 아닙니다만, 일단 바뀌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는데요.

엔씨는 마지막 리니지로 지칭한 ‘리니지W’를 연내 출시합니다. 엔씨의 새 성공 방정식을 감지할 수 있는 첫 타이틀이 될텐데요. 엔씨는 그동안 글로벌 진출에 약점을 보이곤 했습니다. 국내 BM을 그대로 서구권에서 선보이긴 어려웠는데요. 과금유도 BM이 주된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세계 무대를 목표한 리니지W에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리니지W 외 기존 타이틀에서도 게이머가 체감하는 변화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1세대 창업주가 여전히 대표직을 유지하고 개발까지 챙긴다는 점에서 ‘택진이형’ 김택진의 입지는 업계 내 유일무이한데요. 그랬던 김 대표가 변화하겠다는 기사에도 지금은 부정적 댓글이 넘쳐납니다. 엔씨가 여론을 확 바꿀만한 한 방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

이대호 (ldhdd@edaily.co.kr)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