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반짝 흥행' 아니었다.. 콘솔 게임기 없어서 못 구해

박지영 기자 2021. 9.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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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1000만대 팔려
닌텐도 스위치, 8900만대 판매
"콘솔 게임, 수명 길고 해외 시장서 인기"
소니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는 출시 8개월 만에 1000만대가 팔렸다. /소니 제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집콕(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현상)’ 문화 확산으로 반짝 흥행하는 것처럼 보였던 콘솔 게임기의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차세대 콘솔 게임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의 경우 아직도 제한된 물량만 공급되는 형편이어서 사전 예약과 선착순에 들어야만 구입할 수 있는 등 품귀현상을 겪고 있고, 닌텐도 스위치는 벌써 9000만대 가까이 판매되기도 했다. 그간 PC와 모바일 게임에 집중해 온 국내 게임사들은 ‘롱런’이 가능한 콘솔 게임으로 시선을 돌리는 중이다.

21일 소니에 따르면 PS5는 출시 8개월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가 팔렸다.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구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었음에도 9개월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넘었던 닌텐도 스위치보다 빠른 판매 기록을 세웠다. 여전히 PS5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줄을 선 가운데, 국내 게임 유통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PS5는 현재 온라인에서 예약 후 수령 방식으로 판매를 진행 중이라 당장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PS5를 찾는 소비자의 문의가 적지 않다”라고 했다.

현재 PS5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매장에서는 구매할 수 없다. 오로지 온라인 예약으로만 판매하는데, 구입하려는 사람이 워낙 많아 추첨을 통해 판매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추첨 판매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구입에 성공한 사람의 영웅담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해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품귀 사태를 빚은 닌텐도 스위치. 지난 6월까지 8900만대가 팔렸다. /엔비디아 제공

콘솔 게임의 인기는 지난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야외 활동이 어렵게 되자 실내에서 즐길 거리를 찾는 사람이 게임에 대한 관심을 키운 것이다. 지난해 닌텐도 스위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품절 사태를 겪고, 중고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붙어 되팔이 된 것도 이런 상황이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닌텐도 스위치는 지난 2017년 출시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전 세계에서 8900만대 이상이 판매됐는데, 코로나19 이후 판매량이 부쩍 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소수만 즐긴다는 인식이 강했던 콘솔 게임은 최근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기도 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2021 게임이용자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콘솔 게임 이용자 수는 2018년 전체에서 15.4%에 불과했지만, 2019년 20.3%, 2020년 20.8%, 올해 21%를 기록하며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도 성장 추세에 있다. 2019년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6946억원으로, 전년인 2018년(5285억원)보다 31.4% 늘었다. 지난해 시장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PC와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던 국내 게임사들도 콘솔 게임 개발에 관심을 보인다. 사진은 넥슨의 자회사 넷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콘솔 게임 '프로젝트 매그넘'. /넥슨 제공

그간 주로 PC와 모바일 플랫폼 위주로 개발하던 국내 게임사도 최근에는 콘솔 플랫폼을 병행 개발하는 일이 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연내에 출시할 예정인 신작 모바일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는 PS5와 닌텐도 스위치에서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해외 시장을 겨냥해 제작 중인 ‘프로젝트TL’의 경우 PC와 함께 PS5,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X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인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최근 공개한 신작 ‘프로젝트 매그넘’을 콘솔 플랫폼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작 '검은사막'으로 콘솔 게임의 가능성을 경험한 펄어비스는 콘솔 게임 개발에 힘쓰고 있다. 메타버스 오픈월드 수집형 액션 어드벤처 게임 '도깨비'도 콘솔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다. /펄어비스 제공

대표 MMORPG ‘검은사막’으로 콘솔 플랫폼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는 펄어비스는, 차기작인 ‘붉은사막’과 ‘도깨비’의 개발 기획 단계부터 콘솔을 염두에 뒀다. 붉은사막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으로,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X·S 등 콘솔 플랫폼만 지원한다. 도깨비는 몬스터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CCOWAA)으로, PC와 콘솔 모두에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스마일게이트는 PC에서 서비스 중인 1인칭 슈팅게임(FPS) ‘크로스파이어’를 콘솔용 타이틀인 ‘크로스파이어 X’로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콘솔 게임은 모바일 게임에 비해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에 적합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수명이 평균적으로 1~2년 정도인 것에 비해, 잘 만든 콘솔 게임은 수명이 몇 년씩도 간다”며 “특히 요즘은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 시장에서 잘 먹히는 콘솔 게임 개발에 몰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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