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 닮은 '무야홍' 바람 어디까지.."당심·여심 얻어야 결실"

김유승 기자 입력 2021. 9.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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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이준석처럼 분명한 의사표현 강점.."제 캐릭터 MZ세대와 부합"
국민의힘 지지층선 윤석열에 밀려..여성 유권자에서도 약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홍 의원 캠프의 여명 대변인이 20일 오후 추석맞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 '무야홍과 함께'를 진행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서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 배경에는 20·30 세대의 지지가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런 점에서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는 지난 5·11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 돌풍'과 닮은꼴이다. 2030 세대가 일으킨 '이준석 돌풍'이 현실이 됐듯, 홍 의원의 '무야홍' 열풍 역시 실현될지 주목된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실현된 '이준석 돌풍'의 시작점은 2030세대였다. 이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이들 세대를 중심으로 각종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등에서 이 대표 관련 글이 공유되며 '이준석'은 하나의 밈(meme·인터넷 유행 트렌드)으로 굳어졌다.

정치권은 경선 초기만 해도 이 대표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나경원·주호영 등 쟁쟁한 정치 경험을 가진 선배들이 경쟁상대로 포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30세대발 나비효과는 TK(대구·경북)·50대 이상 세대가 주축인 당심마저 움직였고, 결국 그는 압도적 1위로 당대표가 됐다.

최근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홍 의원의 '무야홍' 바람도 이를 닮아 있다. 경선 시작 전까지만 해도 윤 전 총장이 압도적인 1강체제를 구축하고 있었지만, 최근엔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방송 의뢰로 지난 17~18일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범 보수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홍 의원은 30% 지지율을 얻어 29.5%의 윤 전 총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p.)

홍 의원의 인기 저변엔 MZ(밀레니얼+Z)세대로 불리는 2030 세대가 있다. MZ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을 비롯해 '돌돌홍'(돌고 돌아 대통령은 홍준표), '어대홍'(어차피 대통령은 홍준표) 등 키워드는 물론, 홍 의원의 사진을 활용한 패러디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4∼16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주요 대권주자 인물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홍 의원에게 18~29세 31%, 30대 36%가 '호감이 간다'고 답했다. 이는 윤 전 총장이 각각 18%와 16%의 호감도를 얻은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경북 경주시 중앙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1.9.1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홍 의원이 2030 세대의 인기를 얻은 비결은 모호함과 신중함이 미덕인 기성 정치의 언어를 과감히 깨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여성할당제라는 민감한 사회 현안에 여타 기성 정치인과 같은 모호한 태도 대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다.

홍 의원 역시 자신의 의사를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 지난달 영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구속되자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런 놈은 사형해야 하지 않겠나.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이런 놈은 사형시키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지난 14일 기자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최근 제가 2030 세대에게 지지를 받는 것은 말을 빙빙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대답하고, 거짓말 안 하기 때문"이라며 "(MZ 세대는) 아주 소신이 뚜렷하다. 되면 된다, 아니면 안 된다, 분명한 분들인데 거기에 제 캐릭터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 의원의 '무야홍' 바람이 '이준석 돌풍'처럼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MZ세대의 지지가 당심을 끌어당겼던 이준석 돌풍 때와 달리 '무야홍 바람'은 아직 당심을 움직이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지난 17~18일 시행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TBS의뢰)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31.9%가 홍 의원을 지지했다. 낮은 수치는 아니지만 윤 전 총장이 54.6%의 압도적 지지율을 얻은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향후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과 본경선에서는 책임당원으로 이뤄진 선거인단 투표가 각각 30%, 50%로 비중이 높아진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당 지지층의 지지율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해야 한다.

홍 의원이 과거 여성 비하 막말로 자주 설화를 겪는 등 여성 확장성이 부족한 것 역시 넘어야 할 관문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의 지난 13~14일 조사(문화일보 의뢰)에서 홍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서 31.2%로 윤 전 총장(25.6%)를 앞서며 1위를 차지했지만 여성 응답자들로 한정하면 20.5%에 그쳐 윤 전 총장(28.1%)에 뒤졌다.(이상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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