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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끝나면 위험해진다, 잘나가던 '반·디·폰' 최대 악재는

김태윤 입력 2021. 09. 22. 05:00 수정 2021. 09. 2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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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13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3분기 전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반‧디‧폰) 시장은 부품 부족 사태와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도 호황을 이뤘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반도체 시장은 ‘수퍼사이클’에 준하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요 확대로 대부분의 업체가 호실적을 거뒀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TV와 모니터 등 전방 산업 수요가 늘고 패널 가격이 오르며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스마트폰 시장 역시 펜트업(Pent Up) 수요가 살아나며 상반기에만 전년 같은 기간보다 글로벌 판매량이 22% 증가했다.

하지만 4분기엔 분위기가 다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펜트업 수요가 잦아들고, 부품 쇼티지(공급 부족)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반도체 ‘짧고 춥지 않은 겨울’ 전망


4분기 이후 반도체 시장은 ‘흐림’으로 예상된다. D램 가격이 4분기를 기점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문제는 하락의 깊이와 폭이다. 반도체 고정 거래가격 상승 폭은 둔화하고, 현물가격은 하락이 이어지면서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D램값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도체 공급사와 고객사의 ‘재고 미스매칭’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춥지 않은 짧은 겨울’이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려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제조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극단적으로 낮기 때문에 최근 증가하는 수요자들의 재고 부담만 완화된다면 메모리 업황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메모리 가격 급락이나 장기 불황보다는 올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완만한 가격 조정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D램 반도체 가격과 업황을 보여주는 D램익스체인지의 DXI지수 [D램익스체인지, 유진투자증권]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D램 수급이 개선세에 접어들면서, D램 고정가격도 내년 2분기나 3분기 중에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가전 공장이 몰려 있는 동남아시아의 코로나19 확산이 변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폐쇄된 베트남 하노이의 주요 생산 공장 가동률은 30%대로 하락했다. 이런 사태가 지속되면 스마트폰과 가전, PC 등 생산 차질이 심화하고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샵에 전시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뉴시스]

아이폰13 흥행과 삼성·샤오미 맞불 주목해야


추석 이후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애플 아이폰13의 흥행과 부품 부족 사태 지속 여부다. 중국 샤오미의 급부상으로 스마트폰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올 4분기는 아이폰13을 출시한 애플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애플의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평균 점유율은 18.7%였다. 같은 기간 1분기(14.3%)나 2분기(13%), 3분기(11.7%) 평균보다 높다.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12가 출시된 지난해 4분기에는 21%를 찍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분기별 점유율 추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 갤럭시Z 시리즈의 초반 돌풍이 4분기에도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삼성 입장에선 신작 갤럭시S22가 출시되는 내년 1월 전까진 갤럭시Z 시리즈로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을 견제해야 한다. 아이폰13과 같은 날 공개된 샤오미의 ‘샤오미11T’ ‘샤오미11T 프로’와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4분기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코로나 셧다운’ 사태다. 스마트폰 시장은 상반기 내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C), 전력관리반도체(PMIC),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부품 부족 사태를 겪었다. 이들 부품 공장이 몰려 있는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지역으로 델타 변이가 더 확산하면,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MID 2021(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LG디스플레이의 8K OLED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LCD 가격 하락 폭과 OLED 수요 확산 지켜봐야


1년 넘게 이어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호실적으로 거둔 디스플레이업계의 ‘잔치’는 끝이 났다. LCD 가격이 7~8월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TV와 모니터 가격은 11월까지 하락세가 지속하고, 22년에도 가격 하락 폭은 클 것”으로 내다봤다.
평면 디스플레이 업체별 출하량 추이 [DSCC]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LCD 셧다운’을 예정보다 앞당기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이후 디스플레이 시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삼성과 LG의 ‘안방 습격 작전’과 중국 업체의 부상이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주도하는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가 장악한 중소형 OLED 투자를 확대하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연말 대형 퀀텀닷(QD) OLED 양산을 앞두고 있다.

두 회사가 서로의 영역을 얼마나 빼앗고 지켜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BOE를 필두로 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소형 OLED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국이 주도하는 OLED 시장은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전망이 밝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성장해 온 OLED 시장은 노트북, 태블릿 등 OLED IT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OLED TV 시장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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