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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 등 제안'..美·北 간 대화 재개 중요

이종윤 입력 2021. 09. 22. 16:58 수정 2021. 09. 2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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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차 유엔연설서 4자 종전선언.."국제사회, 힘모아 달라"
종전선언 꺼낸 文대통령..실현 가능할까 관련 전문가 의견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파이낸셜뉴스] 문 대통령은 21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나는 오늘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해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며,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4년 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의 주체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마침 올해는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종전선언이야 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강대학교 김재천 국제대학원 교수는 "문 대통령은 3년 전 2018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한 것에 이어 이번에도 정전체제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은 '종전선언이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한반도에 '북의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척 등 평화 컨텐츠가 우선 창출'되어 정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남북 그리고 미·북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68년 동안 전쟁을 치르지 않아서 실질적으로 종전이 되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미·북 간에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선언에서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 위해 공동의 노력을 약속'이 담겨있어 종전선언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해석했다.

종전선언은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는 정치적인 이벤트로 남북 간에도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서에 서명하면서 '남과 북이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실제로 종전선언을 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 "정식으로 법적으로 효력을 가진 종전은 평화협정을 체결할 때만 발생한다. 모든(또는 대부분의) 평화협정(또는 조약)의 제1조는 '이 협정이 체결하는 시점에 당사자 간의 전쟁상태는 종결된다'로 시작한다며 "따라서 종전선언이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과정이 아닌, '평화협정 체결'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화협정 이행을 위한 평화체제가 북의 핵과 미사일, 첨단 무기능력이 배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평화가 존재하는 지" 반문했다.

동서고금의 역사적 사례로 볼 때 평화 컨텐츠가 없는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한 경우 협정자체가 휴지조각이 된 사례는 적지 않다. 비핵화의 진정성을 포함하는 평화 컨텐츠가 만들어져야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 평화협정을 선체결하는 것은 말을 마차 앞에 놓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어 "이 시점에서 평화협정 논의가 북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어렵다. 비핵화 협상에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이 일단 아무 조건 없이 만나자는 입장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평화협정 체결 이전 단계의 성격으로 '종전선언'을 하자는 주장으로 교착상태인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풀어가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남북 간 군사합의에도 북한은 핵고도화로 제 갈 길을 가고 있고, 미국은 '인도주의적 지원' 외에는 다른 인센티브를 북에게 제공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핵화를 위한 진지한 외교적 접근”과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 진전 모색”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하고 있어 종전선언이라는 인센티브 제공에 미국이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는 해석이다.

김 교수는 "종전선언 논의가 본격화 되면 중국은 '쌍궤병행(평화협정과 비핵화 프로세스 동시추진)' 담론을 들고나와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장악하려고 들 수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전면적 대립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종전선언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남북 간에도 군사적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국면을 고려했을 때도 현실적이지 않은 발상이다"라고 분석했다.

국제 외교관계 전문가들은 "종전선언이라는 정치적 이벤트는 북의 의도에 말려 들어 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미·북이 대화를 재개해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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