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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인데 굳이 음식 왜 만들죠"..'추석 위드 코로나'에 바뀐 제사 풍경

김대연 입력 2021. 09. 22. 17:21 수정 2021. 09. 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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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8명밖에 안 모이는데 음식을 굳이 힘들게 왜 만드나요. 올해 추석에도 온라인에서 밀키트 주문했어요."

매년 명절 때마다 약 20명의 친척이 제사를 지내기 위해 큰집에 모인다는 안모(27·여)씨는 "이번 추석에는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가족들을 중심으로 8명만 모여 소규모로 제사를 지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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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지 모임 8명 제한..소규모 제사 선호
"음식은 밀키트 주문해서 제사 준비 수월해"
명절 스트레스 감소..코로나로 문화 달라져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어차피 8명밖에 안 모이는데 음식을 굳이 힘들게 왜 만드나요. 올해 추석에도 온라인에서 밀키트 주문했어요.”

매년 명절 때마다 약 20명의 친척이 제사를 지내기 위해 큰집에 모인다는 안모(27·여)씨는 “이번 추석에는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가족들을 중심으로 8명만 모여 소규모로 제사를 지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제사상 음식을 주문했다는 안씨는 “매번 어머니를 도와 2~3일에 걸쳐 많은 음식을 만드는 게 힘들었다”며 “코로나19 이후에 차례 음식은 온라인으로 주문하거나 시장에서 산다”고 전했다.

지난 9월 1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밀키트로 구성된 간편 명절음식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두 번째 ‘추석 위드 코로나’…“코로나19 이후 제사 없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추석 차례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명절 음식도 감편식으로 전환되고 있는데다 친척들과의 모임보다는 각자 집에서 연휴를 보내는 것을 선호하면서 추석 차례나 일반 제사도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는 가정들이 속속 늘고 있다.

그동안 명절 연휴 내내 과중한 가사노동에 시달리던 주부들은 한시름 놓았다. 이번 추석 연휴에 집에서 모처럼 푹 쉬었다는 50대 주부 신모씨는 “코로나19 이후 감염 우려 때문에 제사를 잠시 쉬었는데 올해부터는 아예 없애기로 했다”며 “대신 명절에 가족끼리 가벼운 문화생활을 즐기기로 했다”고 미소를 띠었다.

가부장적인 시댁 때문에 25년간 제사 음식을 만드는 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주부 김모(56)씨도 “시댁이 대가족인데 매달 제사까지 꼬박꼬박 챙기면서 너무 부담스러웠다”며 “코로나19 이후 제사를 몇 번 넘겼더니 다들 편했는지 앞으로도 생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을 앞둔 지난 9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한 어르신이 한복을 입고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제 명절 스트레스 없어요”…달라진 명절 문화

2030 젊은 세대도 취업과 결혼 등 친지 잔소리에서 벗어나 여가생활을 즐기면서 ‘명절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명절 스트레스 여부’에 대한 조사(성인남녀 3033명 대상)결과 77.3%가 ‘코로나19로 (가족과 친척들을) 안 봐서 명절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답변이 58.3%였던 반면, 올해는 40.2%로 18.1%포인트 감소했다. 취업준비생 김모(24·여)씨는 “어른들이 ‘취업했냐’고 물어보는 게 싫어 명절 때마다 독서실로 숨었다”며 “올해는 그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활짝 웃었다.

명절 때 받는 스트레스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명절 증후군’이 점차 줄어드는 대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명절 문화가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예전에 대가족이 모이면 갈등도 많았고 명절이 끝나면 이혼율도 증가했다”면서 “코로나 사태이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명절 문화도 실용적으로 많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연 (bigkit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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