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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未生에서 完生으로

손유주 마포문화재단 홍보마케팅 팀장 입력 2021. 09. 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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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담당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공연장 홍보팀에서 일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아마도 무대예술을 말할 때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기획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연계가 기획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기획력이 부족한 작품은 아무리 큰 예산을 들여도 ‘미생(未生)’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연의 ‘진짜 성공’에는 기획·제작 못지않게 요긴한 단계가 있다. 작품을 알리는 ‘홍보’는 성공의 문을 여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일러스트=김도원

홍보를 잘하려면 콘텐츠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작품에 대한 이해, 작업 과정 그리고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까지. 단순히 기획의 영역 안에 갇히지 않고, 작품 속에 포함된 세심한 부분까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홍보 담당자가 겉으로 드러난 부분만 보고 있다면, 다양한 장점을 발굴해 홍보할 수 없다. 홍보 방향에 대한 동의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업무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

‘화려하게 포장된 상태’를 잘된 홍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진정성을 수면 위로 올리는 작업’을 홍보로 정의하고 싶다. 포장을 뜯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반대로 꼭 하고 싶은 말에는 열정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나는 앞으로 홍보 담당자는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기로 했다. 홍보(弘報) 담당자는 말 그대로 ‘널리 크게 알리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사업이 성공하기까지 결코 하나의 주인공만이 존재할 수는 없다. 무대도 마찬가지다. 예술가와 기획자 그리고 홍보 담당자가 한마음이 될 때 최고의 무대가 완성된다. 서로의 분야를 응원하고 도울 때, 우리의 무대는 비로소 ‘완생(完生)’을 향해 달려갈 수 있다.

손유주 마포문화재단 홍보마케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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