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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오병이어와 한국교회

입력 2021. 09. 2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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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기적의 배경은 빈들입니다.

오병이어 사건은 예수님의 말씀에 바로 순종하지 못하고 제자들이 머뭇거릴 때 한 소년의 헌신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빈들에 서 있고 날이 저문 어두운 시대에 있는 한국교회 현실에 오병이어의 기적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속 한국교회 상황이 빈 들에서 다른 사람의 오병이어를 찾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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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4장 13~21절


오병이어 기적의 배경은 빈들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에게 “저들을 보내어 무엇을 사 먹게 하시지요”라고 현실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너희에게 떡이 몇 개나 있는지 가서 보아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소년에게 떡 다섯 덩어리와 생선 두 마리가 있었습니다. 제자 안드레가 “우리에게 있는 건 빵 다섯 덩어리와 생선 두 마리뿐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안드레는 그저 지금의 상황을 보고했을 뿐, 배고픈 이들을 빵과 물고기로 먹일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것을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뒤 군중을 풀밭에 앉게 했고 떡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를 손에 들고 축사하신 뒤 제자들이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했습니다. 이후 펼쳐진 일은 우리 모두 알듯 거기 모인 사람 모두가 배불리 먹었고 남은 게 열두 바구니에 찼습니다.

목회자들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 삶에도 이런 기적을 줄 것을 믿으라고 선포하지만, 설교하는 목회자의 삶 속에도 이런 기적은 증명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이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요. 오병이어 사건은 예수님의 말씀에 바로 순종하지 못하고 제자들이 머뭇거릴 때 한 소년의 헌신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핵심은 헌신할 어린아이를 찾기 전 “너희들이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님의 메시지입니다.

빈들에 서 있고 날이 저문 어두운 시대에 있는 한국교회 현실에 오병이어의 기적과 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일에 여러 교회가 시간별로 예배를 드리는 공유교회가 그것입니다.

공식적으로 ‘코워십 스테이션’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요. 기차가 시간에 맞춰 순서대로 출발하듯, 한 공간에서 여러 교회가 시간을 달리해 예배를 드린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경기 김포에 있는 르호봇 코워십 스테이션에는 8개 교회와 1개 단체가 있습니다. 김포의 또 다른 곳에 있는 엔학고레 코워십 스테이션에는 5개 교회와 1개 단체가 있죠. 수원의 엘림 코워십 스테이션에도 6개 교회와 1개 단체가 연합해 목회와 선교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오병이어와 같은 은혜의 역사는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시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한 한 사람뿐 아니라 교우들이 마음을 모아 준 덕분입니다. 현재 제가 섬기는 샘솟는교회는 풍성한 예배와 언택트 시대 온라인 설교 사역, 영적 가정 공동체의 교제가 넘치는 오병이어의 은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속 한국교회 상황이 빈 들에서 다른 사람의 오병이어를 찾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떡 다섯 덩어리와 생선 두 마리가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어찌할 바를 몰라 걱정만 하는 사람들의 모습과도 같아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소유하고 있는 소박하고 초라한 먹거리가 수많은 사람을 배를 불리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주의 말씀에 순종하면 주님이 반드시 일하십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주는 메시지는 헌신할 어린 소년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있는 그 현장에서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야만 주님이 일하시는 놀라운 역사를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안남기 김포 샘솟는교회 목사

◇안남기 목사는 장신대와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아신대와 백석대에서 기독교 상담을 전공했습니다. 군종목사로 20년을 재직한 뒤 사능교회 부교역자를 거쳐 2016년 샘솟는교회 담임목회로 사역하다 지난해 6월 르호봇 코워십 스테이션에 합류해 강소형 교회를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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