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벤츠까지..대세 된 자동차 비대면 판매

안민구 2021. 9.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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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요에 온라인 판매 집중
국내 완성차는 노조 반발이 변수
온라인으로만 판매되는 현대차 소형 SUV ‘캐스퍼’. 현대차 제공

자동차 판매 방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반 영업점을 통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바로 차를 구매할 수 있는 비대면 구매 방식이 떠오르고 있다. 수입차를 필두로 국내 완성차도 앞다퉈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신차 판매로 전환하는 추세다. 다만 국내 완성차의 경우 비대면 판매에 반발하는 노조의 목소리가 커 온라인 판매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아직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벤츠도 클릭 한 번이면 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는 지난 15일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 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된 온라인 판매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의 안전한 차량 구매를 지원하고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판매 채널을 기존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온라인으로 확장해 대면접촉이 지양되는 '언택트 시대'에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벤츠코리아는 인증 중고차 부문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에 방문하면 전국 23개소, 벤츠 인증 중고차 전시장의 매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을 개설하고 인증 중고차 판매를 시작했다. 벤츠코리아 제공

차량을 결정하면 견적서를 요청하거나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또는 메르세데스 온라인 샵에서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지금 주문하기 기능을 사용해 100만원의 예약금을 온라인으로 결제해 해당 매물을 선점할 수 있다. 취소 시에는 전액 환불도 가능하다.

벤츠코리아는 오는 10월 말까지 온라인 숍에서 예약 및 계약금 결제 후 인증 중고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보증기간 연장, 자차 사고 부담금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상국 벤츠코리아 세일즈 부문 총괄(부사장)은 "인증 중고차를 시작으로 올해 내에 신차 영역으로 온라인 판매를 확장할 것"이라며 "딜러사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편리한 구매 환경을 제공하고 고객들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벤츠뿐만 아니라 테슬라, 볼보,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 역시 온라인 판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이미 100% 온라인 차량 구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볼보는 2025년까지 신차 판매의 50%를 온라인으로 소화하겠다는 목표다. BMW도 매달 온라인 한정 에디션을 출시하며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총 20가지 470여 대의 온라인 한정판을 선보였고 전부 팔렸다.

국내 완성차는 부분적으로 시도

비대면 판매 흐름에 맞춰 국내 완성차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으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첫 생산 차량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전량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기로 했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한 고객직접판매(D2C) 방식을 도입한 것은 국내 브랜드 중에서 현대차가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해외에서 생산된 차량에 대해서는 비대면 판매를 시작했지만, 국내에서는 일자리 문제와 수당 등에 예민한 노조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하지만 캐스퍼의 경우 GGM에서 위탁 생산된 차량이란 점에서 걸림돌로 작용했던 노사 단체협약으로부터 제외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국내 첫 온라인 판매에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 14일 사전계약을 한 결과 하루 만에 1만8940대의 예약이 완료됐다. 이는 2019년 11월 출시한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세운 사전계약 최고 기록(내연기관 기준)을 넘어선 수준이다. 캐스퍼는 첫 양산과 함께 올해 1만2000대 생산을 목표로 했는데, 지난 17일 기준 예약자가 이미 2만대를 넘어서며 올해 판매량은 모두 소진됐다고 볼 수 있다.

사전계약 신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캐스퍼의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사전계약 사이트 오픈과 동시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한때 서버가 다운되는 해프닝까지 겪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초 많은 이들이 접속할 것으로 예상해 이에 맞게 사이트를 준비했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관심에 사이트가 마비됐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처음으로 생산되는 경형 SUV 차량 '캐스퍼'를 온라인 사전예약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사전계약 첫날 사이트 마비 등 치열한 경쟁을 뚫고 '광클'에 성공한 이들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있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해당 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퇴임 후에도 사용하기 위해 사전계약 첫날 직접 인터넷을 통해 캐스퍼의 사전계약을 마쳤다.

업계에서는 캐스퍼의 흥행 성공으로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 채널 확대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M은 지난 5월 카마로 SS를 온라인으로 판매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쉐보레 브랜드의 첫 전기 SUV인 '볼트 EUV'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겠다고 밝히면서 비대면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지난달 12일에는 네이버 쇼핑 라이브를 통해 볼트 EUV와 2022년형 볼트 EV의 출시를 알리는 '론칭 라이브 투어'를 진행한 결과 31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몰리기도 했다.

르노삼성 이커머스 온라인 스페셜픽 9월 캠페인. 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는 온라인 한정 차량 판매인 '온라인 스페셜 픽'을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진행한다. 르노삼성 온라인 스페셜 픽 캠페인은 공식 홈페이지 내 온라인 스페셜 픽 메뉴에서 이달 27일까지 온라인 한정 판매 차량 SM6 41대, QM6 19대에 대해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전 모델에 걸쳐 온라인 판매에 나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당장 노조 반발이 변수다. 완성차 업계 노조는 온라인 판매 확대에 따른 일자리 및 수당 감소를 우려하며 온라인 판매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실제 기아는 지난 3월 전기차 ‘EV6’의 사전 예약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려다 노조 반발로 오프라인과 병행한 바 있다. 현대차 역시 캐스퍼 온라인 판매와 관련한 노사 협의 과정에서 영업 사원의 일감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노조의 반발로 잡음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판매 과정에서 영업사원의 실적을 보전하는 방안을 마련, 노조 설득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비대면 판매는 회사 입장에서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제는 각종 영상·가상현실(VR) 등 최신 IT 기술로 실물과 근접하게 살펴볼 수 있게 돼 더는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고객들도 영업사원과의 가격 흥정, 힘든 발품 팔기 등을 하지 않아도 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갖춰놨다”며 “온라인 구매가 대세인 세상에서 온라인 차량 판매는 숙명으로, 여기에 대처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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