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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까지 오른다..4인가구 月1050원 더 부담, 물가 비상

김남준 입력 2021. 09. 23. 09:41 수정 2021. 09.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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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8년 만에 전기요금을 인상한다. 국제 유가 상승 등 높아진 에너지 비용을 반영해서다. 최근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까지 더해져 서민 부담이 더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4인 한 달 1050원 오를 듯


정부와 한국전력이 국제 유가 등 높아진 에너지 가격을 반영해 4분기(10~12월) 연료비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h) 당 -3원에서 0원으로 올렸다. 전기요금이 오른 것은 2013년 11월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연합뉴스
23일 한국전력은 4분기(10~12월분) 연료비조정단가를 기존 킬로와트시(㎾h) 당 -3원에서 0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4인 가족 한 달 평균 사용량(350㎾h)을 기준으로 하면 1050원을 전기요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 전체 한 달 평균 사용량(216㎾h)으로는 약 648원이 오른다. 한전이 전기요금을 인상한 것은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에 처음이다. 변경된 전기요금은 오는 10월 전기사용분부터 적용한다.
전기 요금 인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전은 앞선 1분기(1~3월) 유가 하락 등을 이유로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 당 3원 할인해줬다. 2·3분기부터 국제 유가 등 연료비가 다시 올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할인 금액을 계속 유지했다. 이 때문에 4분기 전기요금은 앞선 1~3분기보다는 인상했지만, 절대 금액으로 보면 과거 인하 전(前) 요금 수준으로 되돌린 것에 불과하다.

한전도 “올해 1분기 최초 도입시 –3원/㎾h 적용된 이후 2·3분기 연속 유보했던 연료비조정단가가 0원/㎾h로 원상회복 된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급등에 8년 만 인상


최근 에너지 가격이 연일 급등하면서,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던 측면은 있다. 실제 한전에 따르면 4분기 평균 실적연료비(6~8월 평균 세후 연료비)는 3분기와 비교해 ㎏당 유연탄이 17원, LNG(천연액화가스) 110원, BC유(벙커씨유)는 53원 이상 올랐다. 이 때문에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한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는 원래 킬로와트시(㎾h) 당 10.8원으로, 전분기(-3.0원)보다 13.8원 올려야 했다. 하지만 분기당 인상 폭 제한 때문에 3.0원/㎾h 올리는 데 그쳤다.

한전과 발전 자회사 재정 부담도 전기요금 올린 이유 중 하나다. 실제 한전은 상반기 1932억원(연결기준)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2분기(-7649억원) 국제유가 등 연료비 상승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게 컸다. 한전이 국회에 제출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올해 전체 순손실 규모는 3조267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남부·중부·서부·동서발전 등 6개 발전 자회사도 올해 7575억원 적자가 예상됐다.


가장 안 좋은 시기…요금 더 올릴 듯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최근 전기요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서민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들. 뉴시스
전기요금을 올릴 필요는 있었지만, 시기는 좋지 않다. 최근 소비자 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어 요금 인상이 서민 부담을 더 키울 수 있어서다. 정부가 선거 등을 앞두고 여론 눈치를 보다 가장 좋지 않은 시기에 떠밀리듯 전기요금을 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6% 올랐다. 4월 이후 5개월째 2%대 상승이다. 특히 이번 달은 추석 대목에 있는 데다 5차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 지급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전기요금 인상이 겹치면 물가 상승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분기별 조정 제한폭(3원/㎾h) 때문에 연료비 상승분 전부를 이번 요금 인상에 다 반영하지 못했다. 또 에너지 수요가 많은 동절기를 앞두고 있는 데다, 백신 보급으로 경제 활동이 늘어나면 에너지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탈원전 등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 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 한전 RPS(신재생에너지 의무 발전 비중) 비용은 2016년 1조4104억원에서 지난해 2조2470억원으로 60% 가까이 급증했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탄소 중립 추진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면, 설비 투자 비용 등이 막대하게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요금도 당연히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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