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문화일보

<오후여담>사이다 발언의 표리

기자 입력 2021. 09. 23. 11:30 수정 2021. 09. 23. 11:33

기사 도구 모음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의도 국회 경험이 없지만 위기 탈출에 특별한 능력이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소년 공' 생활을 하다 줄곧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마친 그의 삶의 이력을 보면 생존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 민생 법안에 대해 "이런 건 과감하게 날치기해줘야 된다"며 비판을 의도한 '사이다 발언'을 했다.

사이다 발언이 상궤를 벗어나면 취중(醉中) 억지가 된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이현종 논설위원

이재명 경기지사는 여의도 국회 경험이 없지만 위기 탈출에 특별한 능력이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소년 공’ 생활을 하다 줄곧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마친 그의 삶의 이력을 보면 생존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성남시장 경험밖에 없었지만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것은 강한 ‘사이다 메시지’ 덕분이다.

형과 형수에 대한 폭언, 영화배우 김부선 씨와의 불륜 논란 등 악재가 산적했지만 늘 피하지 않고 정면 대응했다. 이 지사는 “제가 우리 가족에게 폭언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안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어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했다. 보통 이런 일이 있으면 백번 사죄한다는 얘기를 하지만 이 지사는 달랐다. 김부선 씨 문제도 직접 병원에 가서 신체 감정을 받았고, TV토론에서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맞받았다. 많은 비판이 제기됐지만 지지율에는 별 변동이 없었다. 지지층 입장에서 오히려 솔직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또 민생 법안에 대해 “이런 건 과감하게 날치기해줘야 된다”며 비판을 의도한 ‘사이다 발언’을 했다.

성남 판교 대장지구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이 지사는 돌연 5·18 민주화운동을 끌어들였다. 언론의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5·18 당시 일부 언론이 ‘폭동’으로 보도한 상황에 빗댄 것이다. “언론인들이 모두 광주를 폭동으로 보도했지만, 5월 광주의 진실은 민주항쟁이었다”고 했다. 대장동 의혹과 5·18을 무리하게 연결, 특유의 위기 탈출법을 선보였다.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 직원으로 일했다는 이유로 ‘국민의힘 게이트’로 명명, 프레임 전환을 시도했다. 특정 언론을 향해서는 “대선에서 손을 떼라”는 황당한 주장도 했다.

7명이 3억 원을 투자, 4000억 원이 넘는 이득을 가져간 것에 대한 해명은 없이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아예 법과 제도를 바꿔 택지개발의 공영개발을 제도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일 잘하는 이재명’의 상징인 대장동 개발의 의혹이 더해가자 제도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사이다 발언이 상궤를 벗어나면 취중(醉中) 억지가 된다. ‘대장동 늪’도 표리부동 식으로 대응하면 빠져나오려 할수록 더 빠져들게 될 가능성이 크다.

Copyrightⓒmunhw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