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이준석 "임기말 이런저런 어젠다 의아" 문 대통령 종전선언 제안 비판
[경향신문]
당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임기말을 앞두고 이런저런 어젠다를 내놓는 것이 국제적으로도 사실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고, 국내에서도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자리에서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남북정상회담 등) 과거에도 대선을 앞두고 급하게 진행됐던 외교적 일정들이 국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양준우 대변인이 “(북한에 대한) ‘지독한 짝사랑’만 보여준 대통령의 현장 연설은 상호 간에 민망함만 남겼다”고 논평하는 등 문 대통령 연설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의 발언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통령이 유엔을 무대로 백신 외교, 평화 외교, 미래 외교를 펼치고 있는데 임기 말 운운하며 이를 방해한 야당 대표의 행보는 초당 외교의 정신을 허물어뜨렸을 뿐만 아니라 야당 스스로 자신이 수권 능력과 의지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보여준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국전 참전기념비 헌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 면담, 워싱턴 재외동포 정책간담회 등 방미 첫날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표는 워싱턴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캠벨 조정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방향, 쿼드(Quad) 체제에 대한 입장과 함께 우리도 역할을 하고 싶다는 취지를 전달했다. 젊은 세대의 외교 관점이 지금까지 전통적인 대한민국 보수의 관점과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지점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캠벨 조정관 면담 후 워터게이트 사건이 발생한 호텔 방 현장을 방문했다.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행보로 해석된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6월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꾀하던 비밀공작반이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사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으로, 이 사건을 계기로 닉슨은 퇴임했다. 이 대표와 동행한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워터게이트 사건과는 달리,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에서는 진실이 거짓보다 빨라야 한다”며 “대장동게이트의 실체를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워싱턴 재외동포 간담회에서 내년 대선 지지를 호소하며 재외국민 우편투표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그간 재외국민 우편투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재외선거 도입 이후 치러진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여권 지지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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