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도 사로잡은 오징어게임..'무궁화 꽃'은 'Red Light'가 됐다

정현수 기자 2021. 9. 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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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전세계 사로잡은 오징어게임⑥

[편집자주] '오징어게임'이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톱10' 1위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전통적인 한류 시장 외에 카타르, 오만, 에콰도르, 볼리비아에서도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시장을 석권했다. 해외 시청자들은 '오징어게임'의 빠른 전개, 미술, 음악 등을 높게 평가한다. 물론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라는 상반된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수치상으로는 한국드라마의 역대급 흥행기록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오징어게임'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를 분석해본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첫번째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 움직이는 인형이 등장해 게임을 소개한다. 생사를 건 게임의 서막이다. 기계음으로 표현된 이 장면 이후 작품의 속도는 빨라진다. 극단의 경쟁으로 치닫는 현대사회의 축소판에 전 세계 시청자들은 호응했다. 넷플릭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오징어게임'은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유례 없는 일이다. 여기서 궁금증, 작품 속에 등장한 한국의 전통놀이들은 어떻게 외국어로 번역이 됐을까.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게임은 총 6개다. 첫번째 게임으로 등장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영어 버전에서 'Red Light, Green Light'(빨간불, 초록불)로 표현한다. 영어권 시청자들에겐 익숙한 표현이다. 미국에도 한국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유사한 'Red Light, Green Light' 놀이가 있다. '초록불'을 외치면 움직이고 '빨간불'을 외치면 멈춘다. 신호등을 생각하면 된다. 일본어 더빙에선 '다루마상가 코론다'(오뚝이가 넘어졌다)로 말한다. 역시 같은 놀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민속놀이로 분류한다. 하지만 "옛 문헌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것으로 볼 때, 이 놀이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외국에서 들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의 보편적인 놀이라는 점에서 외국인들과의 교감 차원에서 '오징어게임'의 첫번째 게임으로 선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게임은 설탕뽑기다. 영어로는 'sugar honeycomb'으로 번역했다. 외국에는 달고나와 비슷한 '허니콤토피'(honeycomb toffee)가 있다. 설탕뽑기는 과거 한국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명칭을 다르게 부르기도 했다. 네번째 게임은 줄다리기(tug-of-war)다. 영어 버전의 줄다리기 명칭은 1900년대 초반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활용됐을 정도로 보편적이다.

이 밖에 구슬치기(marbled)와 징검다리 건너기(glass stepping stones) 등의 게임이 등장한다.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한 오징어게임(squid game)은 마지막에 등장한다. 오징어게임의 유래 역시 명확하진 않다.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지난 15일 제작발표회에서 "오징어게임은 어린 시절 골목이나 운동장에서 하던 게임 중 가장 격렬한 놀이"라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경쟁사회를 상징적으로 은유하는 게임인 것 같아 작품의 제목으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대사의 번역을 두고선 평가가 엇갈린다. 영어 버전만 하더라도 직역과 의역 사이에서 호평과 악평이 공존한다. 이는 넷플릭스 번역이 반복적으로 받아온 평가다.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은 "한류의 힘은 번역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제는 한국문화에 대한 자신감의 확보도 필요하다"라며 "기생충의 '짜파구리'나 오징어게임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어떻게 번역할 것인지는 한국 콘텐츠가 가진 서사의 힘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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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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