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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짓는다더니 한옥?..3기신도시 택지선정 논란

김나리 입력 2021. 09. 23. 18:59 수정 2021. 09. 2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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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장릉' 근처에 있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아파트를 짓던 대방건설·대광건영·금성백조는 이달 문화재청으로부터 경찰에 고발당했다.

이와 관련해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결과적으로 아파트 공급은 공급대로 놓치고 문화유산 주변 환경은 환경대로 해치게 된 셈"이라며 "신도시를 지정할 당시부터 보존이 필요한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건축 제한을 받는 지역들을 피해 갔어야 했다. 진정한 공급 의지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신중하게 택지를 선정했어야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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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신도시, 건축물 고도제한 문제로 아파트 공사중단
고양창릉, 반경 500m 안에 문화유산 '서오릉' 포함되자
해당 구역에 아파트 대신 저층 한옥단지 짓기로
"공급은 놓치고 환경만 해쳐"..택지선정 비판 나와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장릉’ 근처에 있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아파트를 짓던 대방건설·대광건영·금성백조는 이달 문화재청으로부터 경찰에 고발당했다. 문화재보호법상 왕릉 반경 500m 안에 일정 높이 이상 건물을 짓기 위해 반드시 받아야 하는 심의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로 인해 이들 3개 건설사가 짓던 아파트 44개동, 약 3400가구 중 보존 지역에 포함되는 19개동이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았다. 문화재청은 건설사들로부터 개선안을 제출받아 내달 재심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나 최악의 경우 20층 넘게 지어진 아파트가 철거될 수도 있다.

23일 경기도 김포시 풍무동 장릉(사적 제202호)에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짓고 있는 아파트 단지(오른쪽)가 보이고 있다. 김포 장릉 인근에 문화재청 허가없이 올라간 아파트의 철거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6일만에 11만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다. (사진=뉴스1)

최근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왕릉 인근지역 건축물 고도 제한 문제로 인해 내년 분양을 앞둔 아파트 단지 공사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정부가 같은 문제가 있는 구역을 수도권 공급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택지지구로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왕릉 인근 택지에 아파트 대신 저층 한옥단지 등 다른 건축물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이를 두고 택지 지정 후 뒷수습에 진땀을 빼기보다 처음부터 선정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들어서는 3기신도시 고양창릉지구 동북측 왕릉 인근 구역에 아파트 단지 대신 저층 저밀도의 한옥 주거단지 및 역사문화 테마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이는 고양창릉지구 동북측 일부 구역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오릉 반경 500m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서오릉은 창릉·익릉·명릉·경릉·홍릉 등 5기의 조선왕릉이 밀집한 곳이다.

따라서 이 구역 역시 김포장릉 인근 검단신도시 사례와 마찬가지로 일정 높이 이상의 건축물 조성을 위해선 문화재청장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서오릉의 경우 2017년 문화재청장이 건축물 최고높이 32m 이상 건축물은 개별심의한다고 고시한 바 있다.

다만 문화재청은 왕릉의 조망 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허가를 내주고 있어 해당 구역엔 고층·고밀도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기 쉽지 않다. 또 LH가 문화재청에서 허가를 받더라도 민간에 해당 용지를 판매할 경우 건설사(행위자)가 직접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김포장릉 근처에서 아파트를 짓다가 고발당한 건설사들도 해당 지자체에서만 허가를 받고 문화재청으로부터 관련 허가를 받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다.

정부가 서오릉 인근 택지에 아파트 대신 저밀도의 저층 한옥단지 및 역사문화 테마단지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택지 민간 판매 여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LH는 현재 이와 관련한 시뮬레이션 및 유네스코 환경영향평가 등을 진행 중으로, 문화재청과 경관 등에 대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러나 이를 두고 정부가 제대로 된 아파트 공급 확대 의지가 있었다면 더 신중하게 택지를 골랐어야 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택지부터 지정해 놓고 문화재 관련 규제를 피하느라 힘을 빼기보다는 처음부터 문화재 주변 환경을 보존하고 아파트를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택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의 신중하지 못한 택지 선정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선 예고됐던 아파트 공급 규모가 쪼그라든 상황이다. 지난해 1만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했던 태릉골프장 부지는 결국 지난달 공급 규모가 6800가구로 축소됐다. 태릉골프장도 바로 근처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태릉과 강릉이 위치해 있다.

또 다른 3기신도시인 하남교산도 문화재 영향을 고려하느라 아파트 공급 규모가 예상보다 작아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남교산에 문화재가 대거 묻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국토부와 LH가 문화재 매장 추정 구역 등에 이미 아파트 대신 공원 및 녹지 등을 조성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결과적으로 아파트 공급은 공급대로 놓치고 문화유산 주변 환경은 환경대로 해치게 된 셈”이라며 “신도시를 지정할 당시부터 보존이 필요한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건축 제한을 받는 지역들을 피해 갔어야 했다. 진정한 공급 의지가 있었다면 처음부터 신중하게 택지를 선정했어야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문화재 주변이 비자연 환경이나 비보존 가치 건물로 채워지면 가치가 퇴색한다”며 “문화유산 주변에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은 전형적인 근시안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김나리 (lor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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