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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전기료 인상..4인 가구 350kWh 기준 1050원 오른다

강연주 기자 입력 2021. 09. 23. 20:55 수정 2021. 09. 2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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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연료가 상승·한전 손실 보전
3원 ‘상한’ 따라 작년 말 수준
“저소득층·중소기업 위한
전기료 지원대책 마련해야”

다음달 전기료 얼마나 더 나올라나 정부와 한국전력이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한 23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다음달부터 전기료가 올라 월평균 350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4인 가구는 전기요금을 한 달 최대 1050원 더 내야 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다른 공공요금 인상과 제조업 원가에 영향을 미쳐 물가상승 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4분기(10~12월)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0.0원으로 책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전 분기(-3원) 대비 3.0원 오른 것으로, 국제 연료 가격 상승분 등이 반영된 결과다. 전기료가 오른 것은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발전에 사용되는 연료 가격의 변화에 따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바 있다. 전기 생산에 활용되는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실제 원료비 원가보다 현저히 낮게 책정되고 있는 전기요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였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기준연료비(최근 1년 평균)와 실적연료비(적용 월의 3~5개월 전 평균)의 차이에 변환계수를 곱해 산정하며, 발전 연료비 산정에 반영하는 연료는 석탄·천연가스·유류다.

이처럼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되면서 전기요금은 국제 유가를 비롯한 국제 연료 가격 등락 여부에 영향을 받게 됐다. 국제 유가는 전기 생산에 필요한 액화천연가스, 벙커C유 등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책정 당시 국제 유가 하락세를 고려해 전기요금을 전년도(0원) 대비 3원 낮췄다. 하지만 2·3분기에는 국제 유가 및 액화천연가스 등의 연료비 인상에도 물가상승률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이번 4분기에는 액화천연가스, 유연탄, 유류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한전에 따르면 오는 10~12월 실적연료비(6~8월 기준)는 1㎏당 355.42원으로 기준연료비 289.07원보다 66.35원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한전의 적자 상황도 연료비 인상 배경이 됐다. 한전은 연료비 인상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지난 2분기에 76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한전이 발표한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모두 반영할 경우 4분기 전기요금 인상폭은 사실상 1kWh당 10.8원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가 연료비 연동제와 함께 소비자 보호 장치로 마련한 ‘연료비 조정 가능 상하한선’에 따라 전 분기 대비 1kWh당 3.0원만 오르게 된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2·3분기에 유보된 연료비 조정단가가 kWh당 0원으로 되면서 (지난해 말 수준으로) 원상회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기료는 공산품 제조 원가에 영향을 주고, 주요 생필품 가격 상승을 부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이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전기요금 지원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헌석 정의당 녹색정의위원회 위원장은 “장기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저소득층을 위한 전기료 지원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지금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한 편”이라며 “연료비 연동제 이행을 통해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는 대신, 중소기업이나 영세자영업자들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른 형태의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중소기업 전용요금제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전기료 감면’과 같은 조치를 경영위기 및 일반 업종까지 확대 또는 재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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