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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대북 제재 완화, 미국 준비 안 돼도 남측은 검토할 때"

김유진 기자 입력 2021. 09. 23. 21:03 수정 2021. 09. 2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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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 대통령 ‘종전선언’ 유엔 연설 이어…스냅백 방식 제안
청와대 NSC서도 조기 실현 방안·당사국 대화 재개 논의

정의용 외교부 장관(사진)이 22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방안으로 합의 위반 시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방식의 제재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데 이어 외교장관이 대북 제재 완화 카드를 꺼낸 것이다. 청와대는 종전선언 관련 당사국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키로 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대담에서 “미국은 제재 완화나 해제에 관해 준비가 안 돼 있지만, 우리는 이제제재 완화를 검토할 때라고 본다”며 스냅백 방식을 사례로 들었다.

정 장관은 제재 완화 필요성을 제기한 이유로 지난 4년간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북한에 보상을 제공하는 것에 소심해서는 안 된다”며 “인도적 지원 같은 덜 민감한 분야”에서 시작해 “종전선언 등 신뢰구축조치로 나아간 다음, 북한 행동에 따라 제재 완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과정에서 중요한 모멘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측은 우리 측 설명을 경청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블링컨 장관과도 20분간 별도 양자 회담을 가졌다.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 청와대는 23일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토의했다. 참석자들은 관련 당사국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협의를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이번 한·미·일, 한·미 간 연쇄 협의에서는 최근 잇단 미사일 시험 발사와 영변 핵시설 재가동 등 북한 동향과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지난 14일 3국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논의된 대북 인도적 지원도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는 지난 5월 G7(주요 7개국) 외교장관회의 이후 넉 달여 만에 개최됐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해 ‘3각 공조’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정부 기조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보도자료에서 “3국 장관은 공동의 가치에 기반한 세계적 범위의 한·미·일 협력은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 및 번영을 보존하고 증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후위기 퇴치와 공급망 확보 같은 긴급한 세계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한 3자 간 협력을 심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혀 반도체, 배터리 등 분야의 공급망 협력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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