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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땅 밟은 68인 '6·25 영웅들'..눈물의 유해 봉환식(종합)

박혜연 기자,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입력 2021. 09. 23. 23:01 수정 2021. 09. 24.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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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하와이서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北에서 전사 후 미군 유해와 함께 전달됐다가 귀환
영공 진입시 F-15K 전투기 4대 엄호비행..김석주 일병 위해 위패 특별제작도
23일 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귀국한 국군 전사자 유해가 하기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21.9.24/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 6·25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가 70여년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정부는 23일 오후 9시30분쯤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라는 이름으로 국군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거행했다.

문 대통령은 방미 일정 마지막으로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국군 유해 68구를 인수한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으며, 이날 밤 서울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했다. 문 대통령이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에 봉환된 국군 전사자 유해는 모두 한국전쟁 당시 미군과 함께 카투사 등으로 북한 지역에서 싸우다 숨진 전사자들로, 이후 북한 지역 유해발굴 작업을 통해 미군 유해와 섞여 미국측에 전달됐다가 한국군 유해로 분류돼 다시 고국에 돌아오게 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외에도 서욱 국방부 장관과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박인호 공군참모총장,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양섭 서울현충원장 등 20여명이 참석해 71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하는 영웅들을 맞이했다.

특히 이번에 봉환되는 호국 용사 68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석주·정환조 일병의 유족 8명도 봉환식 현장에 직접 자리했다. 두 영웅은 미 7사단 카투사로 복무하다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3일 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귀국한 국군 전사자 유해에 경례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21.9.24/뉴스1

정부는 봉환식에 앞서 고국으로 귀환하는 호국용사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

고 김석주·정환조 일병이 잠든 소관은 문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 좌석에 모시고 국방부 의장대 소속 의장병 2인을 소관 앞 좌석에 배치함으로써 비행시간 동안에도 영웅의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6인의 영웅들은 서욱 국방장관과 함께 공군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에 탑승해 귀환했다. 국군 유해를 봉환하는 항공기가 영공에 진입할 때 F-15K 전투기 4대를 출격시켜 엄호비행을 하도록 했다.

유해가 서울공항에 도착한 후 운구할 때는 국방부 의장대 호위병과 기수단이 도열한 가운데 김형석 작곡가가 군에 청춘을 바친 노병의 애환과 설움을 담은 '늙은 군인의 노래'를 연주하고, 가수 박혜원씨가 노래했다.

하와이에서부터 고 김석주 일병의 소관을 모셨던 후손 김혜수 소위는 비행기 하기와 임시 안치까지 외증조할아버지 유해의 귀환을 함께 책임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남아 있는 사진이 없는 김석주 일병을 위해 '고토리의 별'과 일병 계급장을 새긴 위패가 특별 제작됐다. '고토리의 별'은 혹독했던 장진호 전투의 상징으로, 당시 포위당했던 미군이 철군을 앞둔 밤 눈보라가 개고 별이 떠오르며 기적이 시작됐다는 일화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의장병이 유해를 공군1호기 좌석에 안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1.9.23/뉴스1

이어 Δ국민의례와 Δ분향 및 참전기장 수여 Δ묵념 등 순으로 행사가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봉환식을 내내 엄숙하게 지켜보다가 단상 앞으로 나아가 분향 후 김석주·정환조 일병의 유해가 담긴 소관 위에 각각 참전기장을 놓았다.

문 대통령은 두 영웅에게 참전기장을 수여할 때마다 한 차례씩 유해가 담긴 소관을 두 손으로 붙잡고 눈을 감은 채 짧게 묵념했다. 그 뒤를 이어 검은 원피스 차림의 김 여사와 김석주·정환조 일병의 유족들이 차례로 단상 앞으로 나아가 두 영웅을 위해 분향했다.

김석주 일병의 유족 대표로 나온 딸은 봉환식 내내 고개를 숙이며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다가 분향할 차례가 되자 그만 눈물을 터뜨리며 오열했다. 결국 다른 유족 한 명이 그를 부축해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유해는 마지막으로 운구차량에 탑승한 뒤 문 대통령과 유족의 거수경례를 받으며 서울현충원을 향해 떠났다. 유해를 전송할 때 김형석 작곡가와 육군 군악대가 진중가요 '전선야곡'을 연주해 전사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유해를 모신 운구차량이 떠날 때까지 굳은 표정으로 몇분 간 부동 자세를 유지했다. 이후 유족들을 마주하고 한명 한명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흐느끼고 있던 김석주 일병의 딸을 가볍게 포옹하며 위로하기도 했다. 김 여사도 유족들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3일 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국군 전사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2021.9.24/뉴스1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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