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세계일보

[사설] 특검 없이 '대장동 특혜 의혹' 진상 밝힐 수 있겠나

입력 2021. 09. 23. 23:45

기사 도구 모음

경찰이 지난 4월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법인 계좌에서 현금 수십억원이 인출되는 수상한 자금 흐름이 담긴 금융 자료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넘겨받고도 조사를 본격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청은 FIU에서 받은 자료를 서울경찰청에 내려보냈고, 서울청은 이를 직접 수사하지 않고 용산경찰서에 넘겼다.

대검찰청에 이어 서울중앙지검까지 수사에 나선 고발 사주 의혹과 같은 무게로 공정하게 진위를 가릴 수 있을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경찰이 지난 4월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법인 계좌에서 현금 수십억원이 인출되는 수상한 자금 흐름이 담긴 금융 자료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넘겨받고도 조사를 본격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청은 FIU에서 받은 자료를 서울경찰청에 내려보냈고, 서울청은 이를 직접 수사하지 않고 용산경찰서에 넘겼다. 용산서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최근에야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법인이나 대표 등의 계좌 추적을 통해 자금 흐름을 규명하는 게 통상적인 수사 절차인데도 기본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경찰이 사실상 5개월 동안 수사를 뭉개고 있었던 셈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어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규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이번 의혹은 여당 유력 대선주자가 관련돼 있어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다. 신속하고 명백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고 해도 박 장관 말처럼 사건의 진상이 조속히 규명될지는 의문이다. 사건이 배당된 서울중앙지검에는 친정부 성향 간부가 많아 불신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에 이어 서울중앙지검까지 수사에 나선 고발 사주 의혹과 같은 무게로 공정하게 진위를 가릴 수 있을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이번 사건 주요 관련자들이 잠적하고 있는 점도 수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본격 추진할 때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달 중순 대장동 사업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원래 쓰던 휴대전화 번호를 없애고 외부와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하태경 대선 경선 후보는 어제 “천화동인 관련자 중 1명이 미국으로 도피한 것 같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했다. 사실이라면 진상 규명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어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 도입 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양당 소속 의원 107명 전원이 발의자·요구자로 참여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 의지가 미덥지 않은 데다 신속한 수사가 절실하므로 특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원이라도 이득을 봤다면 후보는 물론 공직도 사퇴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정조사와 특검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수사에 100% 동의한다면서 특검에는 반대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