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정계 강타한 63세 대선후보와 28세 女보좌관 ‘포옹 사진’

파리/손진석 특파원 입력 2021. 9. 24. 03:03 수정 2024. 1. 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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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후보 에리크 제무르와 그의 보좌관 사라 크나포가 해변에서 둘만의 시간을 갖고 있는 장면을 파리마치가 포착해 표지에 게재했다./파리마치

해변에서 웃통을 벗은 63세 남성이 28세 여성을 감싸고 있는 사진 한 장이 공개돼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 속 남성은 대선 후보로 프랑스 정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에리크 제무르이고, 여성은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제무르의 보좌관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 사진이 보도되면서 정치인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느냐는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주간지 파리마치는 22일(현지 시각) 대선 후보 제무르가 바닷가에서 자신의 정무 및 커뮤니케이션 보좌관인 사라 크나포라는 여성의 어깨를 왼손으로 감싸고 있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표지에 게재했다. 제목은 ‘제무르와 그의 아주 가까운 여보좌관’이다. 둘이 불륜일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파리마치는 이 사진을 지난 18일 남프랑스의 한 해변에서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제무르는 변호사인 아내와 세 자녀를 두고 있고, 크나포는 미혼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리크 제무르, 사라 크나포

제무르는 일간 르피가로 논설위원을 거쳐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인기를 모았다. 그는 정치인으로 활동한 적이 없고 정식으로 출마 선언을 하지도 않았지만 내년 4월 실시되는 대선 후보 여론조사(22일 해리스 인터랙티브 조사)에서 11%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제무르는 2014년 ‘프랑스의 자살’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출간해 우파 진영의 스타 지식인이 됐다. 이 책에서 그는 68혁명(1968년 5월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회 변혁 운동)으로 프랑스가 망가졌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쳤다. 이민자·동성애 문제가 68혁명의 가치를 따르다 생겼다는 요지였다. 제무르는 이때부터 ‘지적인 극우 인사’로 통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제무르의 여성 보좌관 사라 크나포는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이스라엘계 프랑스인이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을 거쳐 정관계 엘리트를 양성하는 소수 정예 학교인 국립행정학교(ENA)를 2019년 졸업했다. ENA 졸업과 동시에 크나포는 감사원 소속 치안판사로 임명돼 20대에 고위 공무원 지위를 얻었다. 수재들만 모이는 ENA에서도 학업 성적이 가장 우수한 축에 드는 졸업생이 선택하는 코스다. 크나포는 제무르의 대선 캠프에 합류하고자 최근 감사원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마치 사진이 공개되자 제무르는 “사생활 침해”라고 주장하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권력의 강아지인 파리마치가 나를 해치려 든다. 나는 겁먹지 않을 것이다”라고 썼다. 이에 대해 파리마치 편집장인 브뤼노 쥐디는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할 일을 했다”고 밝혔다. 파리마치는 “크나포가 대선 후보인 제무르의 선거 캠페인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이기 때문에 취재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은 “제무르 측이 소송을 제기한다고 하지만 법률적으로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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