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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1억" 대기업이 없앤 대규모 공채, 스타트업은 한다

장형태 기자 입력 2021. 09. 24. 03:04 수정 2021. 09. 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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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열풍에 급성장, 수백명씩 채용

‘네·카(네이버·카카오)보다 우리가 연봉 더 준다!’

가상인간 개발 스타트업 딥브레인AI는 최근 서울 강남과 경기도 판교 일대 지하철역에 이런 문구를 담은 채용 광고판을 대거 설치했다. 창업 5년 차인 이 스타트업이 내건 조건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1억원, 성과급 1억원. 회사 관계자는 “최근 5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해 이 자금을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전 직군에서 100명 규모 인재를 채용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카카오보다 더 드립니다" - 가상인간 개발 스타트업 딥브레인AI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 설치한 채용 광고. 네이버·카카오보다 높은 연봉에 최대 1억원의 인센티브를 내걸고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딥브레인AI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하반기 인재 채용에 나섰다. 삼성을 제외한 대기업들이 대부분 공채를 없앤 채용 시장에서 제2 벤처붐을 타고 급성장한 스타트업들이 한 번에 최대 수백 명을 뽑는 대규모 공채에 나서고 있다. 당근마켓·직방 같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뿐 아니라 작은 스타트업도 막대한 투자금을 앞세워 인재 확보 전쟁에 합류했다.

◇억대 계약금부터 재택근무용 가구까지

스타트업들이 내세우는 당근은 대기업 같은 장기 근속 보장이 아닌 당장 받을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이 대부분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가장 인기있는 개발자 직군의 경우에는 2~3년에 한 번씩 이직하며 몸값을 올리는 것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자산 관리 앱 뱅크샐러드는 지난 13일 ‘연봉 1.5배 인상’ 조건을 내걸고 개발자와 기획자 채용에 나섰다. 팀장급의 경우에는 최소 1억원 규모 스톡옵션도 지급한다.

유니콘 스타트업들은 억대 보상 외에도 이색 복지 혜택을 내세워 구애 작전을 펼치고 있다. 부동산 중개 앱 직방은 내달 15일까지 개발자 100여 명을 채용한다. 전 직장의 1년 연봉을 입사 축하금(최대 1억원)으로 추가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직방은 출근 개념 자체를 없앴다. 여선웅 직방 부사장은 “전 직원이 메타버스(3차원 가상 공간) 프로그램에 접속해 근무하기 때문에 해외에 있어도 상관이 없다”며 “원격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별도 보너스 100만원도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3년 만에 경력 개발자 공채에 나선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원격근무 트렌드에 맞춰 합격자 전원에게 재택근무 맞춤형 사무가구를 선물하기로 했다.

직방의 원격근무 프로그램 '메타폴리스'. 가상 사무실에 접속해 근무하는 방식이다. /직방

기업용 채팅 프로그램 개발 스타트업 센드버드는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식 복지를 내세운다. 이달부터 전 직군에서 두 자릿수 인재를 채용 중인데, 전 직원 스톡옵션이 기본이다. 여기에 남녀 구분 없이 유급 12주 출산휴가, 반려동물 간식비 지원, 여행 경비 지원 등 국내 기업에서 보기 힘든 복지 혜택도 제공한다.

토스는 내달 7일까지 기술 직군 37개 분야서 100여명을 채용한다.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가 직접 라이브방송을 하며 예비 지원자로부터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토스

최근 인터넷은행·보험·증권 분야로 확장한 금융 앱 토스는 업계 최고 대우와 전 직장 대비 최대 1.5배 연봉을 내걸고 기술 직군 37개 분야 100여 명을 채용 중이다. 창업자인 이승건 대표가 직접 라이브방송을 하며 예비 지원자들로부터 채용 관련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올해 이미 100명을 신규 채용한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은 연말까지 100여 명을 더 뽑겠다는 계획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업계 최고 수준 연봉, 입사 축하금, 스톡옵션은 기본에 무제한 휴가, 무제한 식사·간식비 지원 같은 복지 혜택까지 제공한다”고 했다.

◇대부분 경력 개발자 위주

스타트업들이 대규모 채용에 나서면서 높은 연봉과 복지 혜택을 내세우는 것은 네이버·카카오나 대형 게임사 등과의 인재 영입 경쟁에서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취업준비생 사이에선 이들이 채용이 경력직 개발자 위주여서 박탈감이 크다는 불만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스타트업들의 채용 공고를 보면 대부분 경력직 기술직군 위주다. IT 업계 관계자는 “고속 성장하는 유니콘 스타트업은 대기업처럼 1~2년씩 직원을 가르칠 여력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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