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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현피 뜨자" 도발, 실제 찾아오자 흉기 숨겨 나가 '살인'

김종서 기자 입력 2021. 09. 24. 05:30 수정 2021. 09. 2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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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A씨(38)는 게임 속 동료 B씨(26)와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나 싸우자며 이른바 '현실 피케이(현피)'를 제안했다.

지난해 오랜 투병 생활 끝에 모친이 세상을 떠난 뒤부터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하는 온라인 게임에 몰두해온 A씨는 게임에 자신만큼의 열정을 보이지 않는 B씨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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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몰두하던 30대, "열심히 안 한다" 불만 품고 시비
양평서 대전까지 찾아온 피해자 흉기 살해..징역 15년 선고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너 나한테 온다고 해놓고 왜 안 왔냐?”

지난 3월 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A씨(38)는 게임 속 동료 B씨(26)와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나 싸우자며 이른바 ‘현실 피케이(현피)’를 제안했다.

지난해 오랜 투병 생활 끝에 모친이 세상을 떠난 뒤부터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하는 온라인 게임에 몰두해온 A씨는 게임에 자신만큼의 열정을 보이지 않는 B씨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몇 차례 항의에도 B씨가 게임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는다고 느낀 A씨는 분노해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와 주소를 알려주며 B씨에게 도발했다.

이때 B씨는 A씨의 말을 무시했지만, 이후 게임상에서 “왜 안 찾아오냐”며 재차 시비를 거는 A씨의 모습에 끝내 화를 참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

결국 A씨에게 직접 집 주소를 물어보곤 경기 양평에서 대전까지 2시간가량 차를 몰고 찾아간 B씨는 지난 3월 13일 오전 1시30분 집 앞에 도착했다며 A씨를 불러냈다.

예상과 달리 B씨가 실제로 찾아오자 당황한 A씨는 몸싸움에 대비해 흉기를 품에 챙겨 집 밖을 나섰다. A씨는 이후 B씨와 만나 말다툼을 벌이다 느닷없이 흉기로 B씨의 가슴팍을 찔렀는데, B씨와 만난 지 고작 3분 만에 벌어진 일이다.

키 190㎝에 체중 100㎏이 넘는 거구였음에도 별다른 저항 한 번 못한 채 무력하게 쓰러진 B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약 1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B씨를 찌른 뒤 자리를 벗어났다가 곧바로 돌아와 119에 신고하기도 한 A씨는 곧바로 경찰에 붙잡혔다.

살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흉기를 준비했고, B씨가 오히려 자신의 모친을 욕하는 등 험한 말을 하자 홧김에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 1심을 심리한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헌행)는 피고인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지난달 26일 A씨에게 정역 15년을 선고했다.

다만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청구는 재범의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를 살해할 만한 마음을 품게 할 정도의 사정으로 볼 수도 없다”며 “피해자는 젊은 나이에 고통 속에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고, 범행의 수법과 그 결과 등을 모두 고려하면 엄중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 마땅하다”며 “다만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점, 긴급체포된 뒤 대부분 자백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판시했다.

검찰과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 2심 재판은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정재오)의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guse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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