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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의 차이나路] '디폴트' 위기 中헝다의 예견된 몰락

정은지 기자 입력 2021. 09. 2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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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차입으로 전기차 사업 무리한 추진 화근"
'홍색 기업가' 쉬자인 회장, 마윈 사례와 비교되기도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중국 대표 부동산 개발기업인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헝다의 지난 6월말 기준 부채는 무려 1조9700억위안(약 355조원)에 육박한다. 헝다가 23일 이자 지급을 공고하면서 1차 고비는 넘긴 상황이지만 올해 내내 디폴트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헝다가 과도한 차입을 통해 무리하게 전기차 사업을 확장한 게 화근이었다. 헝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선분양한 아파트를 구매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어느정도 수준에서 개입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헝다그룹 사옥.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돈먹는 하마' 전기차 사업…中 정부는 부동산 규제

헝다는 토지를 저가 매입해 건물을 지은 뒤 박리다매하는 전략을 내세워 중국을 대표하는 부동산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 2016년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에 496위로 이름을 처음 올린 이후 지난 8월 기준 122위를 기록했다. 중국 부동산 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다.

헝다는 2018년 패러데이퓨처(FF)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2019년 스웨덴 회사 NEVS, 배터리업체 카나이신 에너지, 모터 업체 타이터기전 등의 지분을 인수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2019년 11월에는 향후 3년간 450억위안을 투입해 전기 자동차를 출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 LG화학, 일본 업체 등의 배터리 연구 개발 인력 등을 영입하며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헝다는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을 위해 무려 474억위안(약 8조6353억원)을 투입했음에도 현재까지 단 한 대의 전기차도 양산하지 못한 상황이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헝다자동차 재정 상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하반기 헝다자동차 순손실은 전년 동기의 2배 수준인 48억위안으로 늘었다.

헝다가 전기차 사업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사이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됐다. 그 결과 무리한 차입으로 전기차 사업을 벌여온 헝다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부동산 개발관리 기업의 부채관리를 위해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을 70%, 순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단기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을 1배 이상으로 정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대형상업은행의 부동산 대출 상한선을 40%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디레버리징 의지를 나타냈다. 헝다가 800개의 부동산을 싸게 선분양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中정부, 헝다 겨누는 속내 있다?

일각에서는 헝다 디폴트 위기 배경에 보이지 않는 정치권력 간 힘겨루기가 있다고 보고있다.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 주석은 당·군 등 혁명원로나 고위간부 자녀 집단의 태자당으로 분류된다. 시 주석을 견제하는 세력으로는 장쩌민 전 주석의 상하이방이 거론되고 있다.

헝다그룹 창업주로 빈민촌 출신의 쉬자인 회장은 지난 2019년 신중국 건국 70주년 행사, 지난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을 정도로 중국 당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때문에 쉬 회장에는 '홍색 기업가'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그런데 쉬 회장은 장쩌민 전 주석의 최측근은 쩡칭훙 전 부주석 및 상하이방의 거물급 인사 중 한명인 자칭린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 쩡 전 부주석은 홍콩, 대만, 마카오 등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 헝다가 홍콩에서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상장할 때 도움을 줬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방 인사를 겨눴던 사례는 마윈의 앤트그룹 상장 중단이 대표적이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당국이 장 전 주석의 손자인 장쯔청이 세운 사모펀드와 자칭린 전 상무위원의 사위가 운영하는 투자사가 앤트그룹의 주요 주주로 참여해 상장을 중단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앤트그룹이 상장하게 될 경우 주요 투자자들이 막대한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쉬 회장이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쉬 회장은 헝다의 디폴트 위기가 거론되던 지난달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앞서 마윈은 지난 2018년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중국 당국의 압력이 있었다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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