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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청원] "떠돌이개에 피해 줄 야생화된 동물 지정, 정부가 맡아야"

고은경 입력 2021. 09. 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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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람이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동물을 아예 포획하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유기·방치·개농장 등 떠돌이개의 발생 원인이 다양하고, 개체별 차이도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 대책 없이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해 무차별 포획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떠돌이개의 발생을 줄이고, 포획 후 대책 등이 마련되는 게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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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청원' 공감에 답합니다
편집자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 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2018년 떠돌이개 상암이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에서 어깨부위에 마취총을 맞은 뒤 쇼크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유기동물 포획방법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고, 유기견 포획제도를 개선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만2,000여 명이 서명하기도 했다. 인스타 zooin2013 캡처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진돗개 잃어버렸을 때 총 맞아 죽을 걱정도 해야 한다. 지자체가 떠돌이개와 유기견을 어떻게 구분할까. 무차별 포획보단 근본적 대책 마련이 먼저다."(euli****)

"지자체가 야생화된 동물을 지정∙고시하게 되면 전남 완도군의 유기견 총기 사살 사례가 다른 지자체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isiy****)

"떠돌이개의 대부분은 버려진 개들이다. 무분별한 포획은 반대한다. 버린 사람들의 잘못이 더 크다."(qwer****)

행정안전부는 최근 '중앙행정권한 및 사무 등의 지방 일괄이양을 위한 48개 법률 일부개정을 위한 법률'(지방일괄이양법)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이 가운데 동물보호단체들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개정안에 포함된 '야생화된 동물의 지정∙고시'와 '수렵 강습기관의 지정'을 지자체에 이양하는 내용에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각 시도가 야생화된 동물을 지정해 포획할 수 있고, 이는 떠돌이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서입니다.

지난해 인천 남동구 만월북로2번길 4에서 야생화된 유기견이라며 포획된 암컷 진돗개와 새끼 6마리. 이들은 공고기간 후 모두 안락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 APMS 캡처

이에 "떠돌이개 무차별 포획의 길 열어주는 야생생물법 개정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보도(9월 17일)한 애니청원에서는 야생화된 동물 지정은 해당 동물과 지역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자체가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요청했고, 820여 명이 한국일보닷컴과 포털사이트를 통해, 3,600여 명이 해당 청원기사를 공유한 동물자유연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감해주셨습니다.

지방일괄이양법을 추진한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에는 해당 개정안의 추진배경에 대해, 현재 야생화된 동물 지정∙고시 권한을 가진환경부에는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행안부에 개정안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정진아 동물자유연대(동자연) 사회변화팀장에게는 해당 개정안 통과 시 우려되는 사항을 묻고 답을 전해드립니다.

-야생생물법 개정 관련 동물단체와 시민들의 우려가 큽니다. 이 개정안이 추진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야생생물법 개정안에 담긴 '야생화된 동물의 지정∙고시'와 '수렵 강습기관의 지정'을 지자체에 이양하는 내용은 최근에 결정된 게 아니라 2010년 이미 자치분권위에서 확정된 사무입니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서 1차 지방이양일괄법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분권위 내 본회의까지 의결된 사안으로 이번 2차 지방이양일괄법에 포함된 겁니다. 해당 개정안은 행안부에서 이달 15일까지 관계 기관, 시민의 의견을 수렴했고 법제처 심사 과정 등 국회 제출 전에도 변동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국회 심의단계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라 확정된 건 아닙니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관계자)

경기 과천시 갈현동 재개발지역에서 살고 있는 떠돌이개들. 많은 개들이 잡혀갔지만 경계심이 많고 머리가 좋아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개들이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서울시와 농림축산식품부는 포획이 어렵다는 이유로 떠돌이개를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해왔습니다. 환경부는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아는데요.

"떠돌이개인지, 집을 나온 개인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 야생화된 동물로 판단할 기준이 모호해서입니다. 개가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될 경우 과도하게 포획, 사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습니다. 현재는 농식품부와 떠돌이개를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하지 않는 것으로 협의를 한 상황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돼 지자체가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 고시할 수 있게 되면 결국 떠돌이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이번 야생생물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뭔가요.

"지자체는 민원을 받는 곳입니다. 지자체가 야생화된 동물을 지정할 수 있게 되면 민원 발생의 원인이 된 떠돌이개나 들고양이 등을 총기로 포획해 처리할 수 있는 근거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태계 교란 여부는 지자체가 아니라 신중한 분석과 검토를 통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검토돼야 할 사안입니다.

떠돌이개에 대한 근본적 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자체의 떠돌이개 포획 가능성만 열어줘 행안부에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이하 정진아 동자연 사회변화팀장)

'한국 고양이의 날'인 9일 서울 서초구 방아다리 근린공원에 길고양이가 풀 숲에 숨어 있다. 연합뉴스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된 들고양이의 관리 상황은 어떤가요.

"현재는 야생동물 및 알∙새끼∙집에 피해를 주는 들고양이 1종만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된 상태입니다. 국립공원 등에서 발견된 들고양이의 경우 시민들의 우려와 반대로 포획해 사살하기보다 중성화해 방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조항 역시 고양이에 대한 혐오 근거로 이용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야생화된 동물 지정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떠돌이개로 인한 피해가 있기 때문에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람이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동물을 아예 포획하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유기·방치·개농장 등 떠돌이개의 발생 원인이 다양하고, 개체별 차이도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 대책 없이 야생화된 동물로 지정해 무차별 포획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떠돌이개의 발생을 줄이고, 포획 후 대책 등이 마련되는 게 우선입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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