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실언·장제원 사의 반려..후폭풍 마주한 윤석열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청약 통장' 발언으로 또 설화에 휘말렸다. 측근 관리부터 반복된 실언까지 리스크를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총장은 23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2차 토론회에서 청약 관련 질문을 받은 뒤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유승민 전 의원이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 본 적 있느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집이 없어서 만들어 보진 못했다"라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이 "없으면 만들어야죠. 오히려"라고 하자 윤 전 총장은 "아니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만 답했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주택청약 통장의 개념조차 모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달았다. 주택청약 통장은 무주택자가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금융상품이기 때문이다.
해당 발언의 여파가 큰 것은 윤 전 총장이 문제적 발언을 반복하며 '1일 1논란' 별칭까지 생기는 등 메시지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 참여 선언 이후 '주 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부정식품, 페미니즘 출산 기피, 후쿠시마 방사능, 아프리카 손발 노동, 비정규직 논란' 등 발언으로 비판 받아왔다.
더구나 윤 전 총장은 최근 발표한 공약을 통해 '군 복무자에 주택청약 가점 5점'을 부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날 청약통장과 관련해 앞뒤가 안 맞는 답을 내놓으면서 청약과 주택 마련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없이 공약을 발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 폭등한 집값을 맹비난하며 1호 공약으로 내놓은 것도 부동산 정책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30대 중반에 (윤 전 총장이) 직업을 가졌고, 부모님 댁에서 살고 있었는데다 결혼도 50세가 넘어서 했기 때문에 주택청약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며 "직업상 여러 지역으로 빈번히 이사를 다녀야 해 청약통장 혜택을 받기도 어려웠기에 그런 취지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윤 전 총장 공약의 '표절 논란'도 불 붙었다. 유승민 후보는 자신의 '군 복무자 주택청약 5점 가점' 공약을 윤 후보가 그대로 베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정책 그룹에 있는 분들이 청년 제대자 수십 명을 인터뷰해서 만든 결과"라며 "다른 후보들도 제 공약들을 갖다 쓰려면 쓰십시오. 여기는 특허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이에 "별로 갖다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미국 선거에서 공약 표절은 심각한 문제"라고 받아쳤다.
윤 전 총장은 조직 관리와 관련해서도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장인 장제원 의원이 아들 문제로 사의를 표했으나, 윤 전 총장이 이를 반려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장 의원은 아들인 래퍼 장용준(21·예명 노엘)씨가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되자 상황실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성인 아들의 개인적 일탈로 캠프직을 내려놓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이 장 의원 사의를 반려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여진도 이어지고 있다. 무면허에 경찰 폭행으로 공권력까지 위협한 노엘의 부친 장 의원이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황에서 재범했기 때문에 여론은 더욱 싸늘하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장제원 국회의원직 박탈을 원한다'는 글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노엘이 이런 행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자신감은 국회의원인 아버지가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자기 아들의 행동도 바로 잡지 못하면서 다른 정치인 비난하고 있는 모습은 천박한 행위다. 살인행위를 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노엘의 자신감은 장 의원의 권력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권력을 이대로 놔두는 것은 범죄자에게 범죄 원인을 제공해주는 것과 같다"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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