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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논단>개인정보법 10년..디지털 바다 항해법

기자 입력 2021. 09. 24. 11:30 수정 2021. 09. 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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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시행 10년이 된다.

디지털의 바다에 '개인정보보호 신뢰 구축'이라는 배를 안전하게 띄우고 순항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돛'이 필요하다.

개인정보위는 견고한 2개의 돛을 기반으로 국민과 함께 디지털의 바다라는 망망대해에서 '안전한 개인정보, 신뢰하는 데이터 시대'라는 목적지를 향해 올곧게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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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왠지 불안하다는 느낌’, 미증유의 데이터 시대를 마주하는 보통의 개인이 갖는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경제적 이득에 주목하는 화려한 수사 뒤에 많은 문제점이 가려져 있겠지만, 불안감의 근원은 나의 개인정보가 확실하게 보호되면서 활용될 것이라는 신뢰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데이터 시대 가치생산의 원천인 개인정보를 더 많이, 손쉽게 차지하기 위한 기업 간, 국가 간 사생결단의 경쟁을 목도하는 상황에서 나약한 개인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9월 30일로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된다. 지난해 데이터3법 개정에 이어 ‘디지털 시대를 위한 개인정보 보호법 전면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우리의 개인정보 법제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제도적 틀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데이터 경제의 핵심인 기업과 정보주체 간 신뢰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정보 보호 문화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야 한다. 그 출발점이자 핵심 과제로 기업 측면에서는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 정착을, 정보주체 측면에서는 ‘개인정보 리터러시’ 확산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Privacy by Design)’는 기업이 제품·서비스 개발 시 기획 단계부터 개인정보 처리 전 과정에 걸쳐 이용자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하여 설계에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애플이 사용자에게 맞춤형 광고 허용 여부 설정 권한을 부여한 것도 이러한 설계의 일환이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를 기반으로 법과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신기술 환경에 대응하여 지난 5월 ‘인공지능(AI) 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표’, 9월 8일 ‘생체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였다. 드론, 자율주행차 등 유무인 이동체, 스마트 도시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도 올해 안에 선보이고자 한다.

데이터를 다루는 기업이라면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를 기본값으로 둬야 한다. 기업은 성실한 수탁자의 입장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정보주체에게 위험이 아닌 이익이 되도록 개인정보를 다뤄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에 실패한 기업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흐름, 각국의 규제당국이 과징금을 강화해 가는 상황에서 개인정보보호는 기업의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각광받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관점에서도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다음으로 ‘개인정보 리터러시(Privacy Literacy)’는 내 개인정보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이에 대한 권리와 책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는 디지털 시대 정보주체로서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있게 하는 기반이며, 헌법상 기본권인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토대가 된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리터러시를 제고하기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노령층 등 개인정보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를 실천하는 문화조성을 위한 ‘내정보 지킴이 캠페인’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9월 27일부터 5주간 ‘무심코 털리는 개인정보, 따라 하며 지키는 생활수칙’을 슬로건으로 다양한 국민 참여·실천형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개인정보 리터러시가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우리 모두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국민 한 분 한 분이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알고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을 일상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정보 리터러시가 개인을 넘어 사회, 국가 수준으로 확장될 때, 디지털 시대에서의 개인정보보호가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와 개인정보 리터러시는 모두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으로 국민과 기업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는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직결된 문제며, 진정한 자유는 완벽한 개인정보보호에서 나온다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개인정보보호는 현대사회에서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를 지키고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와 개인정보 리터러시를 바탕으로 개인정보보호 문화를 형성해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기업과 정보주체 간 신뢰를 견고히 해나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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