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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우의시네마트랩] '오징어 게임', 예능, 비극, 공감

- 입력 2021. 09. 2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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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은 9월 22일 현재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률 2위이고, 미국에서는 최초로 1위에 올랐다.

데스 게임 장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일본영화 '배틀 로얄'과 할리우드의 '런닝맨', '데스 레이스', '컨뎀드', 그리고 '헝거 게임' 시리즈가 있다.

즉, '오징어 게임'은 데스 게임 장르의 관습과 한국 경쟁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을 결합하면서 등장인물의 처지와 심정에 관객이 공감하게끔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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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은 9월 22일 현재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률 2위이고, 미국에서는 최초로 1위에 올랐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데스 게임’(Death Game) 장르라고 부른다. 데스 게임 장르는 고립된 공간에 여러 사람을 몰아놓고 이들끼리 경쟁을 해서 패배자는 죽고 승자는 다음 단계로 진출해서 최종 승자는 거대한 상금을 받거나 생명을 부지한다는 설정이다. 이때 이들의 경쟁은 누군가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관람하는 엘리트의 비인간성이나 경쟁을 중계하는 미디어의 비정함이 강조된다.

데스 게임 장르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일본영화 ‘배틀 로얄’과 할리우드의 ‘런닝맨’, ‘데스 레이스’, ‘컨뎀드’, 그리고 ‘헝거 게임’ 시리즈가 있다. 한국에서는 ‘십억’과 ‘고사’ 시리즈가 데스 게임 설정에 바탕을 두었다. ‘헝거 게임’(Hunger Game) 이외 작품들은 영화의 상영시간에 맞추다 보니 개별 인물들의 사정이나 상황에 관해 많이 언급하지 않고 경쟁자들의 액션과 서로에게 가하는 잔인한 폭력을 부각한다.

‘오징어 게임’은 9부로 구성돼 있어서 인물들이 매 게임의 승자와 패자가 갈릴 때 승자가 느끼는 안도감과 패자에 대해 느끼는 안타까운 심정을 잘 표현해낸다. 그리고 이 작품이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률 상위에 오른 것은 영화 ‘기생충’이 전 세계적인 공감을 얻은 것과 통하는 측면이 있다.

두 작품 모두 극한 상황으로 내몰린 사회적 약자들이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상황을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생충’에서는 한 집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관계를 수직의 미장센으로 표현했다. ‘오징어 게임’은 비슷한 처지에 공감하면서도 자기가 살기 위해서 주위 사람을 제거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인물의 심적 고통과 회의감이 드러난다.

‘오징어 게임’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한국의 기존 경쟁 예능 프로그램들과 닮았다. 게임 참가자들이 전부 녹색 추리닝을 입고 50세 이상 세대가 어릴 적에 즐겼을 만한 놀이를 하는 것은 예전 ‘무한도전’의 몇몇 에피소드들을 생각나게 한다. 그리고 게임 참가자 개인의 사정으로 서사를 만들어서 관객이 몰입하게 하는 장치는 ‘슈퍼스타K’에서 많이 본 설정이다.

즉, ‘오징어 게임’은 데스 게임 장르의 관습과 한국 경쟁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을 결합하면서 등장인물의 처지와 심정에 관객이 공감하게끔 유도한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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