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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37] 내가 낫다는 걸 증명해야 했어요

황석희 영화번역가 입력 2021. 09. 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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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d to prove that I was better than you
영화 '북스마트'(2021).

고등학교 졸업을 하루 앞둔 에이미와 몰리. 둘은 서로 죽고 못 사는 솔메이트로 학교에서 알아주는 모범생이다. 둘 다 고교 시절 내내 한눈 한번 팔지 않고 공부한 끝에 좋은 성적으로 명문대 입학을 확정해 둔 상태다. 몰리는 이런 자신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그런데 졸업 전날, 하루도 놀지 않고 공부했던 게 세상 억울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영화 ‘북스마트(Booksmart∙2021)’의 한 장면이다.

의기양양하게 고교 생활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몰리는 우연히 화장실에서 친구들과 언쟁이 붙는다. 당연히 놀기만 한 것처럼 보였던 친구들은 좋지 않은 대학을 가거나 대학을 포기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들 몰리보다도 좋은 학교에 진학한 것이다. 놀 건 다 놀면서도 명문대에 진학한 친구들. 몰리는 그동안의 노력이 너무 억울하고 한심하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몰리는 에이미와 함께 그날 저녁 광란의 밤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걔들이 4년 논 거 우린 하루에 따라잡자!”(What took them four years, we are doing in one night!) 밤새 파티를 쫓아다니며 그동안의 억울함을 터뜨리는 에이미와 몰리. 몰리는 밤새 그동안 대화해본 적 없는 친구들과 진심을 나누면서 자기가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깨닫는다.

온갖 해프닝이 지나고 우여곡절 끝에 졸업식에 참석한 두 사람. 몰리는 연단에 올라 졸업 연설을 시작한다. “저는 여러분이 두려워서 내가 낫다는 걸 증명해야 했어요.”(I was so scared of you… I had to prove that I was better than you) 몰리는 그저 친구보다 앞서가려는 조급함에 쫓기며 보낸 고교 시절이 후회스럽지만 결국은 이렇게 웃으며 인사할 줄 알게 되었다. “파티가 끝난 건 슬프지만 그래도 참 즐거웠죠?”(This party’s over… and that’s so sad. It was great, wasn’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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