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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한투 등 증권사, 해외법인으로 판 키운다

이지운 기자 입력 2021. 09. 2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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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K금융, 글로벌 영토 확장..미래성장 다진다③] 사업영역 넓히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편집자주]은행과 보험, 증권사들이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수익 다각화로 미래성장 동력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은행들은 해외거점을 늘리며 현지화 전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를 벗어나 새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증권사 역시 해외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국내 금융의 글로벌화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국 유럽을 넘어 신흥국 주식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으면서 단순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업무를 포함해 현지 벤처기업 투자, M&A(인수·합병) 주선, 채권 발행 등 IB(투자은행) 업무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KB증권은 인도네시아 10위권 증권사인 발부리증권과 인수계약을 마쳤다. 인수가는 유상증자를 포함한 500억원 가량이다. KB증권은 최종 인수 후 추가 출자를 통해 해당 증권사를 인도네시아에서 톱5 증권사로 키울 계획이다. 사업영역도 브로커리지를 포함해 다른 업무로 점차 늘려갈 방침이다. KB증권은 현재 미국, 홍콩, 베트남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KB증권은 4번째 해외법인을 보유하게 된다. 

지난해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도 한국의 ‘동학개미운동’과 같이 주식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면서 주식 거래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 KB증권은 현지 진출을 본격화 해 해외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NH·KB·신한)의 올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2053억원으로 2019년 연간 순이익(214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지난해 연간 순이익 2656억원과 비교하면 이미 올해 상반기 만에 지난해 수익의 77%를 달성한 셈이다. 

올 상반기 미래에셋증권 해외법인의 세전순이익은 18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세전순이익인 201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올해 1분기에는 69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2분기에는 전분기대비 60% 늘어난 11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홍콩과 미국, 영국, 인도 등 주요 거점 법인들의 상반기 합산 세전순이익은 13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4억원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법인의 합산 순이익도 493억원으로 222억원이었던 지난해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국과 홍콩법인의 자산평가이익이 증가했고 인도네시아, 베트남법인에서는 브로커리지 호조가 반영된 결과였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법인의 이익 창출 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지난해 베트남 현지 법인(KIS Vietnam)에 36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했고 인도네시아에  현지 법인을 차렸다.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홍콩법인은 올해 17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운용 노하우와 투자 역량을 집중해 해외 트레이딩센터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 미국에 두 번째 뉴욕 법인을 설립했다. 뉴욕아메리카 법인이 브로커리지 중심이었다면 새로운 뉴욕US 법인은 현지에서 IB 업무에 집중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 또한 지난해 해외법인에서만 520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올 하반기 결실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월 50억~100억원씩 순이익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판 커진 증권사 해외법인... 신용공여 허용에 수익성 ‘날개’


증권사들이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글로벌 증시 호황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창출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해외법인에 대한 대출도 가능해지면서 증권사들이 해외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서다. 이를 통해 그동안 해외 계열사 대출 제한 탓에 해외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던 국내 증권사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50% 이상 소유한 해외 현지법인에 신용공여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그동안 증권사의 해외계열사 신용공여 금지의 취지는 자금세탁 방지 명목으로 금지돼 왔다. 때문에 본사 차원의 직접적인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증권사들의 투명성과 건전성이 확보됐다는 판단이 우세하고 현재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을 통한 금융영토 확장이 중요해지면서 이 같은 법률이 해외법인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 8개사다.

이들 증권사가 해외에 세운 법인들은 그동안 자본금이 낮다는 이유로 비즈니스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소자본, 낮은 자금조달력이 고스란히 영업 난항으로 이어진 것이다. 좋은 거래를 발굴하거나 인수금융 등을 진행할 때 자금의 적기 유입이 중요한데 국내로부터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어 다른 해외 경쟁사 대비 자기자본이나 자금 조달 능력에서 감점을 받았다. 

현지 금융사 대출도 여의치 않았다. 실제 현지 은행들은 국내 증권사 해외법인에 대해 사업실적과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쉽게 대출을 해주지 않는 분위기다. 사실상 기업 내·외부 자금 수혈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근근이 영업을 이어나간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증권사의 해외 현지법인 신용공여가 가능해지면 자본 규모로 난항을 겪던 비즈니스에 활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지법인 전체에 대해 종투사 자기자본 40%, 개별법인에 대해 자기자본 10%까지 신용공여 할 수 있다. 자회사를 비롯해 손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도 가능해져 전반적인 해외계열사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해 증권사들의 해외계열사 성장동력이 확충될 것”이라며 “해외진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만큼 증권사 행보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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