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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 고발 이재명 측, 대장동 보도 위축 노리나

김도연 기자 입력 2021. 09. 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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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상 교수, 조선일보에 "공원 터널 등으로 이익 환수? 이익 아닌 비용"
이재명 캠프 "허위사실공표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형사처벌 요구되는 보도인지 의문… 이재명 "정적들만 조선일보 취재원"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 기자와 해당 보도에 등장하는 인사(이충상 경북대 로스쿨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 대장동 의혹 보도를 두고 조선일보와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지사 측이 실제 고발장을 접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절차 대신 곧장 형사 고발을 택했다는 점에서 언론의 위축 효과를 염두에 둔 봉쇄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이 지사의 '열린캠프'는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선일보의 '단군이래 최대 5503억원 공익환수 이재명 주장 따져보니…' 기사와 관련해 이충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해당 기사를 쓴 조선일보 박국희 기자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24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열린캠프

이 지사 측이 문제 삼은 기사는 조선일보 24일자 5면에 실렸다. “'단군이래 최대 5503억원 공익환수' 이재명 주장 따져보니…”라는 제목으로 이 지사 주장을 검증한 것이다.

보도에서 이충상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대장동에서 이익을 환수해 공원과 터널 등으로 시민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이익'이 아니라 도시 개발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로 사업 주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속한다”며 “이를 마치 이익으로 환수해 다시 투자했다는 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기망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과 관련, 민간이 독식할 뻔한 이익을 공동개발을 통해 5503억원 환수했다는 게 이 지사 측 주장이다. 이 사업에 참여한 신생 시행사 화천대유자산관리와 관계사가 수천억 원의 불로소득을 거둬갔다는 게 이번 논란의 골자다.

이 지사 측은 “이 교수는 단순히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민사소송법을 가르치는 교수일 뿐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체적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음에도 사실이 확인된 것처럼 단정적 표현을 사용했다”라며 “해당 기자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고, 이 교수 발언과 배치되는 다수의 기사가 나왔음에도 그의 허위 발언이 사실인 것처럼 가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 측은 이충상 교수 주장에 대해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을 공영개발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았을 경우 민간이 갖게 될 개발 이익 가운데 총 5503억원을 환수했다”며 “피고인들이 '대장동에서 환수한 이익은 이익이 아니라 비용에 속한다'는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 측은 “허위사실을 공표한 시점은 민주당 경선과 경선 선거인단 모집이 진행되고 있고, 추가적인 경선 선거인단 모집과 경선 선거인단 투표를 예정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피고발인들은 사실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발언을 하고 이를 유포했다. 죄질 또한 심히 불량하다”고 주장했다.

25일 이재명 캠프 측은 △잘못된 보도는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이 교수 발언과 배치되는 다수의 기사가 있음에도 보도가 됐다는 점 등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 조선일보 24일자 5면.

그러나 이 교수 발언은 사안에 대한 의견표명으로 볼 여지가 있으며, 조선일보 기사 역시 이 지사 캠프가 제공한 자료에 기반해 전문가 반박을 전하고 검증을 시도한 결과라는 점에서 형사 처벌이 요구되는 보도인지 의문이다.

아울러 보도에 등장하는 전문가는 이충상 경북대 로스쿨 교수, 한현규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 김헌동 전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등으로 이 가운데 이 교수만 고발한 것에 추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4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과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손을 떼라”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를 비판했다.

이후에도 이 지사 측은 대장동 의혹 제기를 국민의힘과 조선일보의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공세적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보수신문은 물론이거니와 KBS, JTBC, 경향신문 등도 이번 의혹을 보도하고 있다.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언론과 시민의 높은 관심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이 지사 측의 공세적 대응 명분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다만 조선일보 역시 지난 16일 이 지사 아들이 대장동 관련 회사에 취직해 있었다는 취지의 자사 보도를 정정하고 사과했다는 점에서 무리한 보도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이 지사는 24일 자신의 SNS에 “조선일보에게는 저를 음해하는 정적들의 헛된 일방적 주장과 제게 불리한 카더라 통신만이 취재원인가”라고 반문한 뒤 “대장동 팩트는 국민의힘 정치인과 토지투기 세력이 민간개발로 개발이익 독식하려다 이재명에게 절반 이상 뺏겼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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