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정리' 때가 왔다..의류 배출, 이것만 기억하세요[에코노트]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걸 보면, 이제 가을입니다.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시기, 귀찮아도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지요. 바로 옷장 정리입니다.
잠자고 있던 옷을 하나둘 꺼내다 보면 ‘입을 옷’과 ‘버릴 옷’ 사이에 ‘버리긴 아깝고 내가 입지는 않는 옷’이 쌓이곤 합니다. 유행이 지나서, 사이즈가 안 맞아서, 취향이 달라져서…. 떠나보낼 이유도 사연도 제각각인 패션 아이템들. 올바른 처리 방법을 [에코노트]가 알려드립니다.
의류 배출 기준은 단순합니다. ① 남이 입을 수 있는 깨끗한 옷은 비영리단체나 의류수거함에 기증한다 ② 변형되거나 오염된 옷은 종량제봉투에 버린다.
옷뿐만 아니라 모자, 벨트, 가방, 신발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의류나 패션 소품은 재활용이 어려운 품목 중 하나입니다. 여러 섬유를 혼합해서 사용하고, 단추나 지퍼 등 부자재가 섞여 있으니까요.
그럼 안 입는 옷을 기부하면 어디로 가게 될까요? 아름다운가*, 굿윌스토* 같은 비영리단체는 기증받은 물건을 국내에서 재판매합니다. 반면 의류수거함에 모아진 옷은 대부분 해외로 수출되죠.
비영리단체는 기부영수증을 발급해주는 대신 재판매할 수 있는 물건을 인정하는 기준이 좀 더 까다롭습니다. 의류수거함은 접근성이 좋아서 소량의 의류도 그때그때 쉽게 처리할 수 있지요.
어디에 기부하든, 핵심은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기증하기 전 냉정하게 물건 상태를 따져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선별 작업에서 탈락한 옷들은 결국 폐기물로 처리되니까요.
동네 의류수거함을 이용할 때에는 먼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수거함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서울의 A구 관계자는 24일 “OO구청 등 지자체 이름이 표기된 수거함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설치한 단지 내 수거함 외에는 모두 불법으로 설치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류수거함 위치는 지자체 청소행정과에 문의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홈페이지에 수거함 위치를 공개한 지자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이 훨씬 많거든요. 아이스팩 수거함처럼 의류수거함도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면 좋겠습니다.
의류수거함 겉면에는 보통 수거할 수 있는 품목과 수거가 불가능한 품목이 적혀 있습니다. 수거 불가능 품목은 해외에 수출하기도 어렵고, 폐기물로 처리하기도 곤란한 제품이니 꼭 확인해주세요.
솜이불·솜베개 등 솜이 들어간 종류(부피가 작은 누빔이불은 가능), 방석, 옥장판, 전기장판, 장화, 실내화, 골프 가방, 여행용 가방 등 바퀴가 달린 가방, 인라인스케이트, 인형
가죽가방, 가죽벨트처럼 가죽으로 된 제품도 조금 애매한데요. 과거에는 가죽 시장이 활발해서 수출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선별장에서 그냥 폐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새것처럼 깨끗하다면 수거함 대신 비영리단체에 기증해주세요.
속옷, 양말, 스타킹은 어떨까요?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어려운 이런 제품들은 아무리 깨끗해도 사용 여부를 알 수 없어 폐기물로 처리됩니다. 완전히 포장된 새 제품만 기증하시고 나머지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주세요.
의류수거함엔 다양한 물건이 모이기 때문에 더러운 제품이 섞이면 다른 의류까지 오염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었던 신발을 수거함에 넣을 때 주의해야 합니다. 끈이 있는 신발이라면 짝이 흩어지지 않게 서로 끈을 묶어주고, 비닐봉지에 담아서 배출해주세요.
옷을 기증하러 갔는데 수거함이 꽉 차 있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이럴 땐 수거함 옆에 잘 모아두면 수거 업체에서 함께 가져간다고 합니다. 다만 이때에도 제품이 비를 맞거나 더러워지지 않도록 비닐 등으로 꼭 잘 감싸주어야겠죠.
의류 배출 방법만큼이나 중요한 사실이 또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헌 옷 수출 물량은 세계 5위인데요, 점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고 해요. 다른 나라들이 헌 옷을 많이, 싼값에 수출하다 보니 우리나라가 헌 옷을 내다 팔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죠.
게다가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헌 옷 수거 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갈 곳을 잃은 옷들은 결국 쓰레기로 매립되거나 소각되겠지요. 우리가 ‘옷을 기부했으니 할 일을 다 했다’고 여기기에는, 이미 만들어진 옷과 버려지는 옷이 너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옷장을 열어보면 자주 느끼실 겁니다. 쌓여있는 옷 중 내가 즐겨 입는 건 몇 벌 되지 않는다는 걸요. 앞으로 옷장 정리할 때, 가지고 있는 옷과 버리게 된 옷의 개수를 기록으로 남겨보세요. 그리고 ‘안 입는 옷’의 숫자를 하나라도 줄이도록 목표를 세워보는 거죠. 그러다 보면 ‘옷이 이렇게 많은 데 입을 게 없네’라고 말하는 날도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요?
박상은 기자 천현정 인턴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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