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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南 평화 분위기 강렬..공정·존중하면 정상회담 가능"

강현태 입력 2021. 09. 26.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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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견 전제로 언급해
언제든 등 돌릴 여지 남겨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조선중앙TV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5일 남북이 공정성과 상호 존중에 기초해 원활히 소통할 경우 △종전선언 △남북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개인 의견을 전제로 관련 내용을 언급한 것이라며 "앞으로 훈풍이 불어올지, 폭풍이 몰아칠지 예단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되 언제든 등 돌릴 여지는 남겨둔 셈이다.


김 부부장은 이날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어제와 오늘 우리의 선명한 견해와 응당한 요구가 담긴 담화가 나간 이후 남조선 정치권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며 "나는 경색된 북남관계를 하루빨리 회복하고 평화적 안정을 이룩하려는 남조선 각계의 분위기는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역시 그 같은 바람은 다르지 않다"고 운을 뗐다.


김 부부장은 "지금 북과 남이 서로를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남조선이 북남관계 회복과 건전한 발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말 한마디 해도 매사 숙고하며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만 비로소 북남 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의의 있는 종전이 때를 잃지 않고 선언되는 것은 물론 북남 공동연락사무소의 재설치, 북남 수뇌상봉과 같은 관계개선의 여러 문제들도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하나하나 의의 있게, 보기 좋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이 언급한 공정성과 존중은 자신들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군사도발'이 아닌 '자체 국방력 강화'로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읽힌다. 북한은 최근 △장거리 순항미사일 △열차 발사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쏘아 올려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로 그는 이날 담화에서 "우리를 향해 함부로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며 북남 간 설전을 유도하지 말아야 한다"며 "다시 한번 명백히 말하지만 이중기준은 우리가 절대로 넘어가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현존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군사적 환경과 가능한 군사적 위협들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자위권 차원의 행동은 모두 위협적인 '도발'로 매도되고, 자기들의 군비증강 활동은 '대북 억지력 확보'로 미화하는 미국·남조선식 대조선 이중기준은 비논리적이고 유치한 주장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고 도전"이라도 했다.


그러면서 "남조선은 미국을 본떠 이런 비논리적이고 유치한 억지주장을 내들고 조선반도 지역에서 군사력의 균형을 파괴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우리 군(軍) 신무기를 '대북 억지력'으로 과시하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도발'로 규정한 데 대해 거듭 불쾌감을 표한 모양새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이 SLBM 개발 사실을 공개했던 지난 15일 개인명의 담화를 발표해 자신들의 군사행동 역시 자체 국방력 강화 일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국제사회 규범을 어기고 핵개발을 지속해 전 세계 안보 불안정을 야기한 북한과 비확산 모범국으로서 선을 지키며 무기개발을 해온 한국을 동일선상에 둬야 한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는 셈이다.


지난 15일 북한의 철도기동미사일연대가 열차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노동신문

이번 담화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제조건'이 간단명료하게 제시돼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김 부부장은 지난 담화에서 △상호 존중 △편견적 시각 철회 △적대시 정책 철회 △이중기준 철회 등을 '종전선언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담화에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이중기준 철회를 콕 집어 거론하며 △종전선언 △남북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종전선언에 여지를 두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접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북한이 자체 국방력 강화 일정에 따른 추가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어, 북한의 향후 군사행동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평가'가 한반도 정세를 가르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만약 북한이 한미가 묵인할 수 있는 수준, 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도발을 감행할 경우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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