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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30억 혜택 본 중국인..이러니까 건보 적자? 따져봤다 [뉴스원샷]

이에스더 입력 2021. 09. 26. 05:00 수정 2021. 09. 26.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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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건보공단 지사의 모습. 뉴스1


이에스더 복지팀장의 픽: 외국인 건강보험


국내에 장기 거주 중인 중국인 한 사람이 5년간 30억원에 달하는 건강보험 혜택을 누렸다는 한 자료가 최근 공개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외국인 건보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의 피부양자(건보료를 내지 않는 미성년자 등 가족)가 급증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해당 자료 내용을 담은 기사 아래에는 “이러니까 건보 적자가 심각해진다” “국민들 등골 뽑아 외국인 혜택 준다”는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정말 외국인 건보 가입자와 이들의 피부양자가 건보 재정 적자의 주요 요인일까요.

논란을 부른 자료부터 살펴봤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무소속)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7월말) 국내 외국인 건보 가입자 현황입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121만9520명이고, 이들의 피부양자는 19만4133명입니다.

이 의원은 5년간 가장 많은 피부양자를 등록한 외국인을 따로 꼽았습니다. 2017년 8명(배우자, 자녀, 며느리, 사위, 손자, 외손자 3명), 2018년 8명(배우자, 사위, 자녀 2명, 며느리, 손자 4명), 2019년 9명(조모, 부, 모, 처조부, 장인, 장모, 배우자, 자녀 2명)을 각각 등록한 중국인, 2020년 9명(배우자, 자녀 8명)을 등록한 미국인, 2021년 7월 기준 9명(배우자, 자녀 8명)을 등록한 시리아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외국인 가입자와 피부양자 중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은 455만9000명이고, 여기에 건강보험부담금(급여)은 총 3조6621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자료=이용호 의원


건보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외국인은 중국인 피부양자인 A씨(60대)로 나타났습니다. 유전성제8인자결핍이라는 질환을 앓고있는 A씨는 5년간 진료비로 32억9501만원을 썼는데 이 중 29억6301만원을 건강보험이 지급했고, 본인부담금은 3억32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최고 건보 급여자 상위 10명 중 7명이 중국인이었고, 5명이 피부양자였으며, 3명은 현재 건보 자격 조차 유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몇 년 한국에 있거나 치료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들은 아무리 내국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낸다고 해도, 결국 건보제도에 무임승차 하는 것”이라며 “불합리한 외국인 차별은 있어서는 안되지만, 외국인 건보 실태를 조사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외국인이 많은 건보 혜택을 받는다 해서 외국인 가입자가 건보 재정에 악영향을 준건 아닙니다. 건보공단의 외국인 보험급여 재정수지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외국인 가입자가 낸 건보료는 1조4915억원이고 이들이 받은 건보 혜택(급여비)는 9186억원입니다. 외국인 가입자 전체를 놓고 보면 건보 재정 수지는 5729억원 ‘흑자’로 나타났습니다. 건보 가입자와 피부양자 비율도 살펴봤습니다. 올해 7월말 기준 외국인 건보 대상자는 총 121만9000명으로 이 중 직장가입자가 47만7000명(39.1%), 피부양자는 19만4000명(15.9%), 지역가입자는 54만8000명(45%)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국민의 경우 5015만1000명이 건보 대상자로 이 중 직장가입자가 1843만2000명(36.8%), 피부양자가 1829만명(36.4%), 지역가입자가 1342만9000명(26.8%)입니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비교했을 때 외국인 피부양자가 그리 많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1인당 건보 혜택을 따져보면 전체 건보 대상자가 1년간 134만원의 혜택을 받았고, 외국인은 75만원 가량의 혜택을 받아갔습니다. 외국인들이 건보 재정을 구멍내고 국민들이 이를 메꾼다는 항간의 주장은 오해인 것이죠.

외국인 등 보험료 부과 대비 보험급여 재정수지 현황


지금의 건보 재정 적자는 사실 ‘의도된 적자’입니다. 정부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펴면서 당기 재정 적자를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문케어는 2022년까지 31조원을 투입해 건보 보장이 안되는 비급여 진료를 없애는 정책입니다. 건보 보장률을 62.7%(2017년)에서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시작됐죠. 2017년 8월 시행 이후 특진비 (선택진료비) 폐지, 상급 병실(1~2인실) 건보 적용, 간호ㆍ간병 서비스 확대, MRIㆍ초음파 검사 건보 확대 등이 시행됐습니다. 문케어 시행 당시 정부는 21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립금을 일부 쓰되 2022년 이후에도 10조원 이상의 적립금은 유지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 참석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체류 외국인이 매년 늘어나는 만큼 외국인 건보 이용 실태를 분석하고 과잉 이용, 부정수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 가입자 때문에 건보 재정 적자가 생긴다고 볼 수는 없지만 외국인 가입자가 늘어나는 만큼 호혜주의 관점에서 건보 제도를 손봐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국제사회보장 협정에 준해 우리 국민이 그 나라에 갔을때 사회보장제도 혜택을 주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를 구분해 국내 제도의 수혜범위를 조정하는게 바람직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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