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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4·15 부정선거' 논란 골머리..주자들은 눈치만

유새슬 기자 입력 2021. 09. 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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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부정선거 입장 요구..2~3% 지지율 아쉬운 후보들 즉답 피해
하태경 "음모론", 이준석 "부정쟁이들".."드루킹처럼 실체있는 위험에 대응할 때"
지난해 5월7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한 시민이 '사전투표 조작, 4.15총선 무효'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2020.5.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난 총선 때 저질러진 부정선거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야 한다."(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부정선거 음모론에 놀아나는 정당은 정권교체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당내 예비경선 한복판에 등장한 4·15총선 부정선거 의혹에 국민의힘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정선거 가능성을 강하게 믿고 있는 일부 지지층과 지난 전당대회 이후 새롭게 유입된 신입 당원들 사이에서 어느 한 쪽에 편승하는 것은 우월한 경선 전략이 아니라는 계산에서다.

하지만 두 달 정도 남은 경선 과정에서는 물론 앞으로 크고 작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부정선거 의혹이 등장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외연확장 노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당 대권주자인 황교안 전 대표와 하태경 의원은 지난 23일 열린 예비경선 2차 토론회에서 부정선거 논란을 두고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두 후보는 서로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신입 당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부정선거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을 각각 요구하며 밀어붙였다. 두 후보가 앞서 부정선거 의혹에 공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탓으로 해석된다.

앞선 1차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은 "4·15총선 결과를 켜보고 저도 좀 의문은 가졌다"며 "(의혹을) 잘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22일 "선거관리 부실에 대한 선관위의 납득할 만한 성명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페이스북을 올렸다가 몇 시간 만에 삭제했다.

2차 토론에서 두 후보를 향해 황 전 대표는 "좀 더 분명한 입장을 말해달라", "제 입장에 동의하시나"라고 따져물었고, 하 의원은 "(부정선거 의혹은) 일거에 검토할 가치가 없다는 게 상식적 판단"이라고 쏘아붙였다. 두 후보는 즉답을 피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무원 총원 20% 감축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앞서 자유헌정포럼 기자회견을 한 민경욱 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1.9.2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같은 공방이 대선에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그 문제에 대해 계속 언급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럽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한 다선 의원은 "일부 후보가 우리 당을 아예 망치려든다. 그게 바로 내부총질"이라고 황 전 대표를 직격했다.

그런데도 당내 주자들이 애매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부정선거를 기정사실로 믿고 있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2~3%는 된다는 현실적인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차 컷오프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힘에서는 4위 다툼이 선두 싸움보다 치열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황 전 대표, 하 의원이 여론조사상 박빙을 벌이고 있어서다. 내년 여당 최종 후보와의 대선에서도 쉽지 않은 승부가 예측되는 만큼 국민의힘 주자들과 당으로서는 부정선거 의혹을 믿는 세력을 일거에 떨쳐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처럼 애매한 태도가 장기적으로 당에는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는다. 이번 선거 뿐 아니라 앞으로 크고 작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부정선거 의혹이 어디에서든 터져나올 텐데 그것이 당 외연확장에 작지 않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지난 24일 민경욱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찾은 국회 소통관에서 하태경 의원을 우연히 마주쳤다. 민 전 의원은 "거짓말쟁이"라고 소리치며 "부정선거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나", "저와 토론을 하자"고 말했고 하 의원은 "답을 할 필요가 없다", "이 정도면 됐다. 그만하시라"고 대응해 상황은 일단락됐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에서 누군가가 부정선거 의혹을 꺼내기만 하면 그동안 잠잠하게 있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온다"며 "매번 선거 때마다 이런 일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게 우리 당 전력에 도움이 될 리가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을 "부정쟁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들이 당 외연확장 가도에 역행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20~30대의 삶을 바꾸기 위해 투표장에 나갈 수 있게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현실은 부정쟁이들이 이에 역행하는 선동을 하고 있다. 젊은 세대 투표율을 못 올리면 진다는 얘기를 하면 또 부정쟁이들은 왜 진다는 이야기를 하냐고 한다. 진짜 황당하다"고 적었다.

4·15 부정선거 논란은 야권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처럼 실체가 드러난 의혹에 대응하는 데 악재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댓글 조작은 만천하가 알고 있고 법원도 인정한 사안이다. 실체가 분명한 위험"이라며 "야권 모두가 힘을 합쳐서 비슷한 조직적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막아야 할 시간에 지금 뭐 하고 있는 건지 참 한심하다. 여론이 등을 돌리면 댓글 조작을 감시할 동력도 잃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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