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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소 제도권 편입됐지만..트레블룰·업권법등 변수 '수두룩'

박기호 기자,서상혁 기자 입력 2021. 09. 26.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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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세탁방지 리스크 여전..일부 은행, 실명계좌 발급 3개월후 재논의
금융당국 검사 결과 사업자 신고 수리 불가 거래소 나올 가능성도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서상혁 기자 = 암호화폐 거래소(거래소)가 결국 '빅4 체제'로 재편되면서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제도권에 편입했으나 관련 업권을 뒤흔들 만한 변수가 여전히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거래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금세탁방지(AML) 리스크가 여전한 데다 국회에선 가상자산 시장을 규율할 법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존에 성공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의 대형 거래소와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확인서(실명 계좌) 제휴를 맺은 은행들은 계약 연장 여부를 3~6개월 후 다시 논의하겠다는 방침인 데다 금융당국도 신고 거래소를 대상으로 정밀 심사에 나설 예정이다.

기존 66곳의 거래소는 지난 24일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시행에 따라 업비트 등 4대 거래소만 원화, 달러 등 금전과 가상자산간 거래 중개를 할 수 있게 됐다.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했으나 은행과의 실명 계좌 발급 제휴에 실패한 25곳의 거래소는 금전 개입 없이 코인간 거래만 중개하는 코인마켓만 운영한다. ISMS 인증을 하지 않은 37곳의 거래소는 폐업하게 됐다.

거래소는 지난 25일부터 금융당국의 관리·감독도 받게 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설된 가상자산 검사과에선 9명의 인력이 거래소에 대한 관리·감독 등의 업무를 전담한다.

◇내년 3월부터 준수 의무 트레블룰…자구책 마련 나선 거래소

26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변수는 ‘트레블룰’이 꼽힌다. 트레블룰은 암호화폐 거래소 간 코인 이동 시 발신인과 수신인 정보를 모두 수집하도록 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규정이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라 내년 3월25일부터 모든 거래소는 트레블룰을 준수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거래소는 최대 영업정지까지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원화마켓 사업자뿐만 아니라 코인마켓 사업자도 지켜야 할 지침이지만, 아직 업계엔 표준화된 트레블룰 시스템이 구축돼있지는 않다. 발신인과 수신인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트레블룰 특성상 모든 거래소에 통용될 시스템이 필요하지만 그간 제도권 거래소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던 탓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트레블룰은 은행권에서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거래소가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자금세탁 리스크가 실명계좌를 내준 은행으로 전이될 수 있는 까닭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빗썸과 코인원에 “트레블룰 시스템을 구축할 때까지 타 거래소 간 암호화폐의 입·출금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었다.

물론 업계도 나름대로 자구책을 내고 있다. 지난달 빗썸·코인원·코빗은 트레블룰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코드’를 출범시켰다. 트레블룰 시행 시기인 내년 3월말 이전을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며 향후 사업자 신고가 이뤄질 거래소와도 연동 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4대 거래소는 은행권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으면서 생존에 성공했지만 제휴는 한시적이라 향후 재논의 과정에서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은행권은 4대 거래소와 3~6개월 후 제휴 여부를 재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그간 코빗과 6개월 단위로 계약을 맺어왔는데 이번에는 12월까지만 제휴를 맺었다.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기한이 임박했기에 우선 실명계좌를 내줬지만 거래소의 AML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회서 논의 시작된 가상자산법…거래소 신고 요건 낮아지나?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된 가상자산법 역시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거래소가 제도권에 들어왔지만 시장을 감시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장치가 없기에 법안 논의는 불가피하다.

가상자산 법안 중 업계의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대목은 거래소의 진입 장벽을 어떻게 설정할지 여부다. 윤창현·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한 특금법 개정안에선 원화마켓 거래소 신고 시 요건인 실명계좌 요건을 삭제하거나 실명계좌를 신고 수리 이후에 발급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반해 양경숙·이용우 더불어민주당, 권은희 국민의당,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선 신고제에서 인가제로 거래소의 제도권 진입 문턱을 높였다.

정치권은 연내 제도화를 목표로 10월부터 입법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인데 발의된 가상자산 관련 법안만 13개인 데다 쟁점도 많아 입법 과정은 다소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들도 국회에서의 가상자산 관련 법안 심사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에 코인마켓만 운영하기로 한 거래소들은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 논의를 이어가는 것과 동시에 가상자산 법안을 통해 진입 장벽이 다소 낮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관리·감독 과정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FIU는 일단 최대 3개월간 사업자 신고를 한 곳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FIU는 고객 예치금 분리 관리, 다크코인 취급 금지 등 법령상 가상자산 사업자의 준수 조치에 대해서도 점검할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일부 거래소의 신고가 수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에 신고서를 제출한 거래소라도 ‘위장계좌’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 FIU가 지난 6월 한 달 동안 은행, 저축은행, 신협, 우체국 등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ISMS 인증을 획득한 업체도 위장계좌를 개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위장계좌는 금융실명법 위반 사항이라 처벌받을 수 있다. FIU는 위장계좌 개설 업체에 대한 정보를 수사기관에 전달했다.

또한 FIU는 신고가 수리된 후에도 해당 사업자가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적법하게 이행했는지 면밀하게 관리·감독할 계획이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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