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vs 빅테크 결제수수료 공방 재점화..'동일 기능' 맞나

민선희 기자,장도민 기자 입력 2021. 9. 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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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페이'는 PG업.."카드 수수료와 본질적으로 달라"
카드업계 "사실상 같은 기능..동일 규제 하에서 경쟁하게 해달라"
© News1 DB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장도민 기자 =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빅테크와 카드사간 수수료 공방에 불이 붙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가 신용카드보다 최대 3배 높은 결제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된 것이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의 결제수수료율은 카드사의 가맹수수료율보다 1%p(포인트) 넘게 높았다. 지난 8월말 기준 카드사의 우대가맹점 기준인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가맹점 수수료는 0.8~1.6% 범위인데 비해 빅테크의 간편 결제수수료는 2.0%~3.08% 범위였다.

특히 연 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소상공인에 적용되는 수수료의 경우 신용카드는 0.8%인데 비해, 네이버페이 주문형 결제수수료는 2.2%로 3배 가까이 높았다. 30억원 초과구간에서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2.3%인 반면 빅테크 결제수수료는 3.2~3.63%였다.

김 의원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반사이익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으나, 우리사회의 상생이나 고통분담에 동참하려는 의지가 약하다"며 "영세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빅테크 결제수수료 인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도 소비자가 보기에 사실상 같은 결제기능을 제공하는 빅테크들이 규제에서는 벗어나 있다고 주장한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등 수수료 규제를 받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규제가 있는 것은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어느정도 독점적 지위가 있다는 이유"라며 "빅테크(의 결제서비스) 역시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이들의 수수료 비용산정이 적정한지 따져볼 필요는 있지 않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빅테크 업체들은 간편결제 수수료와 신용카드 수수료가 구조적으로 달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주문관리 비용 등 카드사 이외의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수수료를 단순 비교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구조 등을 무시한 채 단순히 '결제' 기능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만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동일행위 동일규제 전에 동일 라이선스 동일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동일한 결제 행위라 동일한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면, 핀테크 업체에도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 제공)© 뉴스1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는 지급수단 정보를 미리 등록해두고, 온·오프라인에서 간편한 인증으로 결제를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지급수단이 무엇이냐에 따라 Δ신용·체크카드라면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Δ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미리 충전해뒀다가 사용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이라면 선불전자지급수단발행및관리업에 해당한다. PG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간편결제사가 지급수단(카드사 등)에 수수료를 제공해야 한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간편결제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카드로 결제하면 가맹점과 카드사간 수수료 계약을 따르기 때문에 간편결제사가 취하는 수수료는 없다. 온라인 결제에서 간편결제사가 얻는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네이버페이는 온라인 결제 가맹 방식이 '결제형 페이'와 '주문형 페이' 두 가지다.

결제형페이 수수료에는 카드사에 제공해야하는 수수료에 결제대행 수수료가 더해지는 구조다.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결제형 가맹점 수수료는 1.1~2.5% 수준이다. 신용카드사에 제공하는 수수료 0.8~2.3%를 제외하면 네이버페이가 실질적으로 얻는 수수료(결제대행 수수료)는 0.2~0.3%정도로,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주문형페이 수수료에는 결제형페이 수수료에 주문관리서비스 수수료가 추가로 더해진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외부 독립 쇼핑몰 중 주문형 가맹점에 적용된다. 주문관리서비스 수수료에는 Δ별도 회원가입 없이 네이버 아이디 로그인으로 결제하는 기능과 Δ발송·​교환·​​반품의 판매 관리툴 제공 Δ​배송추적 Δ빠른정산 지원 Δ부정거래 방지(FDS) Δ​문의·회원관리​​ Δ​고객센터 운영 등 다양한 주문관리 서비스 관련 비용이 포함돼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의원실에서 비교한 주문형결제 수수료에는 간편결제사가 신용카드사에 제공하는 수수료, PG업 연관 수수료, 주문관리서비스 수수료가 모두 포함된 것"이라며 "신용카드 수수료와 단순 비교하기에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도 오프라인 결제에서는 받는 수수료가 없고, 온라인 결제에서는 카드사 제공 수수료에 결제대행 수수료를 더한 '결제형페이' 수수료 구조다.

한편 소비자들이 간편결제 서비스 내 선불충전금으로 결제할 경우에는 수수료에 카드사 원가가 반영되지 않는다. 다만 충전금이 결제액보다 부족할 경우 보통 사용자가 연결한 은행 계좌로부터 자동충전을 해오게 되는데, 간편결제사들은 이때마다 은행에 펌뱅킹 수수료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네이버페이는 지난 7월말부터 결제 수단별 구분을 없애고 가맹점 매출에 따라서만 수수료에 차등을 두도록 개편했다. 소비자가 등록된 카드를 사용할 때와 선불충전금을 사용할 때 모두 가맹점이 내는 수수료는 같다는 의미다. 카카오페이는 결제수단별로 수수료가 조금씩 다르다.

금융당국은 빅테크와 카드사가 제공하는 결제서비스의 기능과 구조를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능이나 구조상 유사성을 엄밀히 봐야하는 문제"라며 "규제 차이때문에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수수료 격차가 크다는 지적 역시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minss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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