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영화 표절 논란 오징어게임, 정작 일본에선 호평[김보겸의 일본in]
배틀로얄류 데스게임 익숙한 日시청자들도 호평
"설정, 주제의식 비슷하지만 한국만의 오리지널리티"
지난 17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자마자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표절 논란이 따라붙었다. 게임에서 지면 죽는다는 설정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2014)’를, 인생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주최자 불명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는 줄거리는 ‘도박묵시록 카이지(2009)’를 연상케 한다. 목숨을 건 다양한 데스게임에 참여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아리스 인 보더랜드(2020)’는 물론 이 모든 것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배틀로얄(2000)’까지…. 오징어 게임은 이 모든 것을 한 데 뒤섞은 ‘오징어 짬뽕’ 같다는 비판이다.
배틀로얄류 생존게임을 하나의 장르로 받아들인 지 오래돼서일까, 일본 시청자들은 ‘오징어 게임’ 표절 논란에 관대한 모습이다. 일본 최대 영화 리뷰 사이트 필마크스에선 표절보다는 ‘한국만의 오리지널리티’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배틀로얄’과 ‘카이지’, ‘아리스 인 보더랜드’를 연상케 한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고 서바이벌계 작품의 재탕인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게임을 한국 전통놀이로 채웠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짚는다.
필마크스는 제목에 등장하는 오징어 게임이 ‘한국에서 1980년대까지 유행하던 전통적인 어린이 놀이’라 소개한다. 한국에서는 표절 비판을 피하려고 상금이나 목숨을 건 서바이벌 작품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오징어 게임’은 달고나 뽑기와 구슬치기, 줄다리기, 징검다리 등 한국 전통놀이를 소재로 사용해 기존과는 다른 작품으로서 즐길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한 일본 시청자는 필마크스에 “‘카이지’와 비슷한 소재를 쓰면서도 만드는 방법이나 감정선 표출, 줄거리 등은 한국의 것으로 별개라는 느낌”이라고 감상평을 적었다. 또 다른 시청자도 “확실히 일본 작품들과 비슷하긴 한데 데스게임류 드라마나 영화는 모두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이라 어떻게 하더라도 비슷하게 흘러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된 단순한 주제의식도 오히려 일본 시청자들은 장점으로 꼽고 있다. 복선이나 속임수 없이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가 단순하기에 메시지의 무게와 깊이가 솔직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알록달록한 놀이터와 광대한 모래밭 등 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한 세트장이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에서도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 ‘도깨비’ 주인공 공유의 특별출연도 일본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한국 최초의 배틀로얄류 드라마로 전 세계 시청자들은 물론, 데스게임의 요람인 일본 시청자들마저 사로잡은 오징어 게임은 시즌2를 예고하며 마무리한다. 후속작에서는 전작의 한계로 지적된 단순한 전개와 시대착오적 캐릭터, 불필요하게 유발한 불쾌감을 극복하고 또 다른 신선함을 선사할 수 있을까.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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