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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 드러난 '헝다'

한겨레 입력 2021. 09. 26. 17:56 수정 2021. 09. 2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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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이는 개별 기업을 떠나서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를 의미한다.

2002~2009년에도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결국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금융위기와 더불어 마이너스 성장을 겪었다.

부채는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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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김영익의 글로벌 경제]Weconomy | 김영익의 글로벌 경제

중국 부동산업체인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이는 개별 기업을 떠나서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를 의미한다.

각국 정책당국이 재정과 통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각 경제주체의 부채가 급증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2007년 14조5962억 달러였던 세계 부채가 2020년에는 30조4563억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도 같은 기간 274%에서 398%로 급증했다. 모든 국가의 부채가 늘어났지만, 특히 중국의 기업 부채와 미국의 정부 부채 증가 속도는 눈에 띌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2009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졌으나, 중국 경제는 9.4%나 성장했다. 그 뒤로도 2019년까지 중국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7.6%로 매우 높았다. 기업의 투자 증가가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성장 과정에서 기업 부채가 대폭 증가했다. 2008년 지디피 대비 94%였던 기업의 부채비율이 2020년에는 161%로 높아졌다. 금액으로 보면 같은 기간 4조3838억 달러에서 24조8495억 달러로 급증한 것이다. 2020년 중국의 기업 부채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였고, 신흥국 기업 부채 중 71%나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정부 부채가 크게 늘었다. 미국은 과감한 재정 정책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해오고 있다. 2020년 4차례에 걸쳐 지디피의 17%에 해당하는 3조6000억 달러를 지출했고, 올해 3월에도 1조9000억 달러에 이르는 경기 부양책을 추가로 집행했다. 이에 따라 지디피 대비 정부 부채비율도 2007년 61%에서 2020년에는 131%까지 급증했다.

다른 나라도 부채에 의해 성장했다. 우리나라도 2020년 지디피 대비 기업 부채비율이 110%로 1997년 외환위기 때의 수준(107%)을 넘어섰고, 가계 부채는 지디피의 103%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부채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광범위하게 증가하는 현상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역사를 보면 부채 급증 다음에는 금융위기나 심각한 경기침체가 왔다. 1970~1989년에 주로 남미 국가에서 정부 부채가 증가했고, 이들 국가가 위기를 겪었다. 1990~2001년에는 동남아 국가에서 기업 부채 위기가 발생했고, 이 위기는 러시아와 터키까지 확산됐다. 2002~2009년에도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결국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금융위기와 더불어 마이너스 성장을 겪었다.

부채는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이다. 이때는 부채가 생산적 자원에 투자되면서 경제성장률이 부채 증가율보다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둔화하거나 정체되면 부채 문제가 드러난다. 정해진 기간에 따라 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이 부채의 본질이다. 이것이 헝다그룹의 문제이고, 세계 경제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월가의 ‘닥터 둠’으로 통하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부채의 덫과 베어마켓’ 경고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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