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HMM·엘앤에프..25개株 '꿈의 10루타' 때렸다

김경미 기자 2021. 9. 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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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18개월만에 대박]
코스피 7곳·코스닥 18곳 텐배거 달성
두산퓨얼셀·한국비엔씨·에코프로 등
전지·수소·바이오 섹터 비중 높아
덕성 등 정치테마株 3개..주의해야
[서울경제]

지난해 3월 ‘코로나19 쇼크’ 이후 이어지고 있는 주식 투자 열풍 속에서 ‘꿈의 고수익’을 실현한 ‘텐 배거’ 종목들이 18개월 만에 25개나 탄생했다. 상장 기업의 1%를 차지한 10배 수익률 종목들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대로 실적·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2차전지 섹터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바이오 섹터에서 주로 나왔다. 성장주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 셈이지만 코로나19 쇼크 이후 경기회복의 혜택을 받아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한 경기민감주(시클리컬) 중에서도 텐 배거 종목이 3종목이나 나왔다.

26일 서울경제가 코스피·코스닥 국내 양대 증시에 상장된 2,300여 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3월 19일 ‘코로나19 쇼크’ 이후 18개월 만에 10배 이상(900% 이상) 주가가 상승한 이른바 ‘텐 배거’ 종목은 전체의 약 1%인 25개로 확인됐다. 만약 투자자가 이들 기업을 코로나19 쇼크로 증시가 주춤했던 지난해 3월 19일 매수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원금의 최소 10배에서 45배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텐 배거’란 직역하면 야구의 ‘10루타’를 의미하는데 주로 증권가에서 ‘10배 이상의 수익률’을 얻은 종목을 부르는 말로 쓰인다.

텐 배거 종목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장별로는 코스피 기업이 7개, 코스닥 종목이 18개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효성첨단소재(298050)로 지난해 코로나19 쇼크 당시 1주당 4만 5,750원까지 내려앉았던 주가는 지난 24일 기준 86만 원까지 치솟았다. 18개월간 수익률이 1,779.8%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효성첨단소재는 연초와 비교해도 수익률이 477.18%에 달하는데 타이어코드 등 산업재 시황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신소재의 성장성이 주목받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HMM(011200)도 코로나19 이전 2,000원 중반대를 맴돌던 주가가 해상 운송 시장의 구조 조정과 그에 따른 운임 급등에 따른 수혜를 보며 18개월 사이 16배(1,536.6%) 껑충 뛰었다. HMM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급격한 주가 상승에 ‘흠슬라(HMM+테슬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코스닥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코로나 테마주’로 분류되는 한국비엔씨였다. 히알루론산·콜라겐을 가공해 필러 등 미용 성형용 제품을 제조하는 한국비엔씨는 코로나19의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인 대만 기업과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가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4,499.2% 급등했다. 게임 업체인 데브시스터즈가 뒤를 이었는데 신작 게임 ‘쿠키런 : 킹덤’이 국내는 물론 일본·미국 등에서도 히트를 하며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1,025.9% 올랐다. 지난해 3월부터 수익률을 따져보면 3,507.5%에 이른다.

산업별로 구분해보면 2차전지 소재·부품 기업들의 상승세가 눈부셨다. 10배 이상 수익률을 거둔 25개 종목 중 전기차·2차전지와 관련된 종목은 5개로 엘엔에프(1,388.2%)·신성델타테크(065350)(1,022.4%)·에코프로(086520)(1,009.6%)·대주전자재료(972.3%)·코스모신소재(005070)(904.04%)였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매출·이익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증권가의 호평 속에 개인투자자는 물론 외국인·기관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주가가 급등했다. 수소·해상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기업도 정책 수혜에 대한 기대감으로 10배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두산퓨얼셀(336260)의 경우 수소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경우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 속에서 코로나19 이전 대비 1,096% 주가가 상승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별로 주목받은 산업군은 다소 차이가 났는데 코스피에서는 효성첨단소재·삼화알미늄 등 경기민감주로 분류되는 실적주의 기세가 거셌다. 코로나19 이후 산업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산업재·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로나 테마주를 필두로 한 바이오 종목들의 상승세가 높았다.

한편 회사의 경쟁력이 확인되지 않고 중장기적 실적 개선 역시 기대하기 힘든 ‘테마주’도 적지 않았는데 특히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렸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차기 대선 주자로 유력한 후보들과 ‘관계있다’고 거론되는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은 것이다. 실제 덕성(952.1%)·동신건설(1,073.5%)·경남스틸(909.9%) 등은 코로나19 이전보다 10배 이상 주가가 오른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꿈의 수익’을 좇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수익률만 따르다 보면 ‘테마주 투자’ 등 위험한 방법론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에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다 보면 정치 테마주 등 실적·기업가치와 관계없는 기업들을 따라가게 된다”며 “코스피 수익률 상위 종목들 가운데는 실적과 성장 모두가 뒷받침되는 기업들도 적지 않으니 안전한 투자를 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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