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어쩌나..백악관, 청와대도 모르는 삼성반도체 기밀도 요구했다
전세계 모든 반도체기업 대상
"집적회로 유형·공급 향상안
핵심전략 통째 바치라는 격"
인텔 등 경쟁사 입수땐 치명타
회의 참석안한 SK하이닉스도
美공장 건설요구 압박받을듯
◆ 美, 반도체기업에 도넘은 요구 ◆
미국 정부에 제공된 이들 기업의 극비 경영 정보가 인텔, 마이크론, 애플 등 미국 내 경쟁사에 흘러 들어갈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정보를 주지 않으면 국방물자생산법(DPA)으로 직접 통제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 탓에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진퇴양난에 처했다.
미국 상무부가 24일(현지시간) 밝힌 반도체 공급망 설문조사는 매출과 수주 및 재고 현황, 고객 정보 등 사실상 경영 정보 일체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까지 최근 3년 치 매출액, 제품별 매출과 원재료·장비 구매까지 설문에 담겨 있다. 상무부는 반도체 기업의 생산 제품별 3대 고객사와 고객사별 예상 매출 규모까지 물었다. 설문은 반도체 제조업체와 원자재·장비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정보기술(IT) 산업을 포함한 반도체 고객사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월평균 반도체 주문량,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앞으로 6개월간 구매 예정 수량, 구매 계약 기간을 제출해야 한다.
고객사 이름과 각각에 대한 매출은 기업에서 절대 공개하지 않는 극비 정보다. 향후 거래 가격 협상과 신규 고객 확보에 차질을 주며 경쟁사에 강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퀄컴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만 TSMC와 퀄컴·애플에 알려진다면 삼성전자는 TSMC에 약점을 노출하는 동시에 퀄컴이나 애플과의 협상에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이 미국 내 반도체 기업이 아닌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바이든 정부는 올해 4월과 5월에 이어 이달 23일까지 총 3번의 백악관 반도체 회의를 열었다. 참석 기업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애플·MS, GM·포드자동차 등 글로벌 반도체·IT·완성차 제조사로, 주로 시스템 반도체 공급망을 구성하는 핵심 기업이 초청됐다. 하지만 이번 설문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도 답해야 한다.
이번 설문을 계기로 미국이 현지 추가 투자를 종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를 주요 후보지로 점찍고 170억달러 규모 첨단 파운드리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 연구개발(R&D)센터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공장을 제외하면 중국 우시·충칭에만 메모리 생산 기지를 두고 있어 향후 바이든 정부가 미국 공장 신설을 거세게 압박할 수 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서울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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