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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영월 단양 태안 부여 거창 남원 보성..인구 소멸 위험지역"

윤지원 입력 2021. 09. 26. 18:27 수정 2021. 09. 26.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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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위험도 측정해 지정
산단 등 지원책 내달 발표

◆ 지자체 74곳 소멸 위기 ◆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농어촌 등 지방도시 소멸이 현실화되자 정부가 전국 시·군·구에 걸쳐 소멸 위기 지역을 선별하는 작업에 나섰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다음달 지방도시 소멸 대응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소멸 위기 지역으로 지정되면 각종 정부 지원과 규제 완화 특례를 제공받을 전망이라 지방자치단체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정부의 '지방 소멸 대응책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가 국토연구원에 지방도시 소멸 관련 용역을 발주해 인구감소지속성, 재정자립도, 인구감소율, 고령인구비율, 생산인구비율, 합계출산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비수도권 시·군·구 중 36곳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38곳은 소멸 우려 지역으로 분류됐다. △강원도 평창·영월군 △충북 단양·옥천군 △충남 태안·부여군 △경북 영주·상주시 △경남 거창·남해군 △전북 정읍·남원시 △전남 보성·해남군 등이 대표적인 위험 지역으로 지목됐다.

행안부는 중간보고서 결과 등을 참조해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다음달 발표할 지방 소멸 위기 대응책을 거의 완비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지방 소멸이라는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 그 위험도를 측정하는 '지수' 체계를 이번 용역을 통해 확정했다"며 "이 같은 지수를 통해 지방 소멸 위기 지역을 선별하고, 해당 지역에 대해 기존 정부 규제를 풀어주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정부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대표적인 특례로는 산업단지 지정, 농지 규제 완화 등이 거론된다.

인구 급감한 군·읍·면에…정부, 돈 풀어 심폐소생 나선다

정부, 내달 위기대책 발표

소멸지역 특별법 연말 제정
산업단지 지정·법인세 완화…
기업 유치로 일자리 확대 검토

日의 '거점도시'전략과 정반대
대선 앞두고 선심 정책 우려도

지방소멸 위험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경북 성주군 수륜면 계정2리에 위치한 빈집에 각종 자재가 쌓여 있다. [박동환 기자]
정부가 다음달 발표할 지방소멸 위기 대응책의 핵심은 집중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지방소멸 위기지역 인구를 복원 내지는 지탱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인구가 늘려면 '일자리' 증설은 필수다. 이를 위해 정부는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각종 지원과 특례를 동원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가 내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1조원을 지원하는 지방소멸 대응 특별양여금이 그 재원이다.

그러나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서울과 수도권 등에 집중된 인구를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 도시로 산발적으로 분산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얼마나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단적으로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지방 거점을 중심으로 인구와 자원을 집중시키는 '압축 도시' 전략을 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압축 도시'는 오히려 지방소멸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며 지방 거점 재개발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방소멸 위기 대응 방안'을 이르면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다.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단편적인 지원책이 아닌 종합대책을 망라한 '지방소멸지역 특별법'을 연말까지 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행안부는 국회에 발의된 의원 입법안을 수렴한 '종합본'을 마련하기 위해 '지방소멸 대응 대책 수립 연구용역'을 국토연구원을 통해 추진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의원 입법안으로 6개 법안이 이미 나와 있다"며 "해당 법안에 포함된 쟁점 사항에 대해 부처 협의를 오래 거쳤고 어떤 정부 지원책과 특례 등이 입법으로 가능할지 막바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인구 감소·지방소멸 위기지역 지원 관련 특별법안은 총 6개(서삼석 의원안·이원택 의원안·배준영 의원안·김형동 의원안·김승남 의원안·이만희 의원안)다. 이 법안은 소멸 위기지역에 대한 각종 정부 지원과 특례를 골자로 한다. 정주인구 확대를 위한 일자리 대책 일환으로 산업단지 지정 기준 완화, 토지 수용 및 민간투자 활성화 특례, 청년 창업 지원 등이 담겨 있다.

조세·재정 특례로는 중소기업 법인세 감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주민 조세 감면, 사업시행자 소득세 법인세 감면 등이 포함됐다. 이뿐 아니라 대중교통 운영비 일부 지원, 학교·문화시설·체육시설 설치 등 지원책을 나열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각종 정부 지원과 특례를 위해 막대한 재원이 든다는 점이다. 앞서 기재부는 정부의 지방소멸 대응 구상에 발맞춰 2022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1조원을 지원하는 지방소멸 대응 특별양여금을 내년부터 신설하기로 했다. 10조원에 이르는 돈이 농어촌에서 빠져나가는 인구를 붙잡고 수도권 인구를 산발적으로 유입시켜 지방소멸 위기를 지연시키는 데 투입된다는 얘기다.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시도된 압축 도시 전략과는 거리가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에서 압축 도시 전략은 비중 있게 검토하지 않았다"며 "압축 도시는 오히려 지방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역설을 갖고 있다. 도시 외곽은 사실상 내팽개치겠다는 것이지 않나"고 설명했다. 압축 도시는 도심에 주거·사무·상업 등 각종 시설을 집약시키는 고밀도 도시를 구축함으로써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지방소멸에 대한 대응책이 소규모 혁신도시 추가 양산이 아니라 '압축적인 거점 개발'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방 쇠퇴 혹은 소멸은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정해진 미래'라는 것이다.

김근태 고려대 교수(세종캠퍼스 공공사회 통일외교학부)는 최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한국인구학회에 의뢰한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수도권 인구 분산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혁신도시들을 설치하는 것보다 지역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정부 때부터 지방균형정책으로 펼쳐온 '혁신도시' 구축의 효용이 다했다는 것이다.

대신 김 교수는 "기존 광역시 내부를 재생사업 등으로 혁신하고 이를 통해 압축적인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며 "만일 이러한 압축 도시 모델을 적용하게 되면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성장이나 압축시켜야 할 지자체를 선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교수는 "수백 개에 이르는 전국 지자체를 다 살리자는 얘기는 결국 모두 포기하겠다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이며 재원은 언제나 한정돼 있지 않나"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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