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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 많이 봤는데.. 너도 골프복이냐?

송혜진 기자 입력 2021. 09. 26. 22:43 수정 2021. 09. 26.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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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골프복 업체들은 20~30대를 겨냥해 골프장이 아닌 곳에서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을 내놓고 있다./ 퓨처레트로

국내 골프복 시장의 주요 소비를 20~30대가 주도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이색 스타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등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이후로 국내 골프를 즐기는 인구수는 515만명으로 2017년보다 33%나 늘어났다. 골프복 시장 규모는 작년 5조1000억원대로 전년보다 10% 가량 성장했다. 2022년엔 6조3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전체 20~30대의 골프복 소비는 전체 매출의 22%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필드를 일종의 ‘스타일 경연장’처럼 여기면서 기존엔 골프복으로 잘 입지 않았던 이색 아이템이 속속 나오고 있다. 20~30대를 타깃으로 한 골프복 브랜드도 계속 출시되고 있다.

◇점프수트에 가오리점퍼까지, 너도 골프복이냐?…이색 아이템 뜨는 골프 시장

최근 골프시장을 주도하는 유행은 ‘원마일 웨어(집에서 가까운 곳에 입고 나가는 편안한 옷)’와 ‘레트로(복고)’다. 20~30대가 골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기능성을 강조했던 기존 스타일과 다른 편하고 젊어 보이는 스타일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코오롱FnC의 자사 골프복 브랜드 ‘왁’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가장 빠르게 팔려나간 아이템은 뜻밖에도 점프수트였다”고 했다. 위 아래가 연결돼 한 벌로도 색다른 멋을 낼 수 있지만, 입고 벗기가 살짝 불편해 골프복으로는 그간 외면 받았던 아이템이다. 코오롱 FnC 측은 “해당 제품이 나온 지 몇 년 됐지만 올해 갑자기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며 “기존 골프복에선 인기가 없던 아이템이 새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코오롱 FnC 측은 올 겨울에도 패딩으로 만든 점프수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갈 때 입기 좋은 편안한 차림을 보여주는 ‘헤지스골프’의 남성 골프복(왼쪽). ‘왁’은 점프수트, 베레모 등 평소 골프장에서 잘 걸치지 않았던 형태의 옷을 골프복으로 내놨다(오른쪽). /LF·코오롱FnC

평소 집에서 입는 것으로 인식됐던 소위 ‘추리닝 바지’나 등산복 스타일도 인기 골프복 스타일 반열에 오르기 시작했다. LF에 따르면 아노락 풀오버나 맨투맨 셔츠, 조거 팬츠 등의 골프복 제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0% 가량 더 많이 팔렸다. LF 측은 “더 젊어 보이고 더 편해 보이는 스타일이 갈수록 골프복의 대세가 되고 있다”고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골프에서도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려나간 아이템은 등산복으로 여겨졌던 아노락이었다.

패션업체들은 시장 전략을 수정·강화하는 모습이다. 코오롱FnC는 20~30대 골퍼들의 소비 패턴에 맞추기 위해 골프 전문 온라인 셀렉트숍 ‘더카트골프’를 론칭하고, ‘소셜그린클럽’ ‘먼데이플로우’ 같은 20~30대를 겨냥한 신생 브랜드를 영입했다. 전용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도 별도로 출시했다. LF는 최근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 ‘더블 플래그’를 론칭했다. 30대 소비자 취향에 맞춰 ‘스트릿 패션’의 느낌을 더한 골프복 브랜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구호’도 최근 골프웨어 콜렉션을 론칭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은 올 상반기에 ‘타미힐피거 골프’와 영캐주얼 여성복 SJYP 골프’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전 세계 어디보다 골프에 돈 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14만7600원이던 골퍼 1인당 라운드 평균 지출액(그린피+카트피+캐디피)은 지난해 16만300원까지 늘었다. 작년 골퍼들의 평균 라운드 수(8.5회)를 고려하면 골퍼 1인당 골프장 사용료로 136만2550원을 썼다는 계산이 나온다. 골프의류, 장비 관련 지출까지 더하면 수백만원을 골프에 쓰는 셈이다. 2016년 3조4100억원이던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작년 5조1250억원으로 팽창했다. 골프 때문에 주머니가 얇아진다는 뜻으로 ‘골푸어’(골프+푸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한국은 특히 전세계 골프의류 지출 비용 1위 국가로 꼽힌다. 용품시장 규모는 미국보다 크고 2019년엔 일본도 추월했다. 명품 브랜드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도 골프웨어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앞두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패션업계 일각에선 그러나 골프의류시장이 이처럼 과열되면 7~8년간 수퍼싸이클을 탔다가 순식간에 꺼진 아웃도어시장처럼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아웃도어시장은 지난 2014년 7조1600억원까지 규모가 커졌으나 경쟁이 심화되면서 2019년엔 2조원대가 됐다. 국내 골프패션 업계가 코로나 종식 이후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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