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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환불수수료로 수백 억대 이익..카카오의 '꼼수'

김기태 기자 입력 2021. 09. 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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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의 시장 규모는 상위 7개 기업을 기준으로 지난해 2조 9,983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거래액은 2조 5,341억 원으로 점유율이 84.5%에 달한다.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5년 동안 7,176억 원을 선물하기를 구입한 고객에게 환급했고, 이 가운데 환불 수수료로 최대 700억 원대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SBS는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내용을 8뉴스에 보도했다. 이후 의원실은 보도 자료를 냈고 다수 언론이 기사화했다. 카카오 측은 "환급액 7,176억 원에는 수수료 없이 100% 환불된 금액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실제 취소 수수료는 717억 원보다 현저하게 적다"고 해명했다.
▷  선물 환불수수료 10%…5년간 700억 챙긴 카카오 (9월 24일, SBS 8뉴스)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6475584 ]
 

"실제 수수료는 적다"에 담긴 카카오의 '꼼수'

카카오의 해명은 맞다. 선물하기의 환급액에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포함돼 있다.

1) <선물 받은 사람>이 환불을 신청한 경우
2) <선물 한 사람>이 환불을 신청한 경우

1)의 경우 고객은 유효기간 90일이 지난 이후 10%의 수수료를 떼고 결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2)의 경우 고객은 90일 이내 100% 금액을 돌려받는다. 카카오는 7,000억 원 환급액의 10%를 환불 수수료라고 계산한 700억 원에는 '100%를 돌려받은 선물하기 구매자'의 환불 금액이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1)과 2)를 구분해달라는 요구, 즉 '100%를 돌려받은 구매자'의 환불 금액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선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유효기간을 기준으로 5년 치 자료를 구분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이었다.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니, 환불수수료는 최대 700억 원대로 추산된다고 보도할 수밖에 없었다.

핵심은 '환불을 요청할 권리'

핵심은 왜 90일을 기준으로 선물 받은 사람에겐 환불을 신청할 권리가 없느냐는 것이다. 공정위가 지난해 개정한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의 제7조(환불)에 따르면, "환불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는 신유형 상품권의 최종 소지자가 가진다"고 규정돼 있다. 최종 소지자는 선물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공정위는 "최종 소지자가 환불을 요청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구매자가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카카오는 90일이라는 자의적 기준을 설정해 최종 소지자의 권리를 제한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약관에 따르면 고객은 신유형 상품권의 구매일로부터 7일 이내에 구매액 전부를 환불받을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며 "구매자의 권리가 폭넓게 인정되도록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 내 현금화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유효기간을 설정했다"고도 덧붙였다. 현금화, 소위 '깡'을 목적으로 한 사람이 소액 상품이 대부분인 카카오 선물하기 방식을 활용할까 싶고, 유효기간 90일이 지나면 현금화 의지가 사라질까 싶지만, 여기에 대해선 굳이 논하지 않겠다.

최근 5년간 '선물하기' 환급 규모에 구매자의 환불 신청 건수는 얼마나 될까. 만약 수신자의 환불 신청 건수보다 구매자의 요청이 턱없이 적다면, '구매자가 환불할 권리'를 위해 '수신자의 권리'를 90일 동안 제약한다는 카카오의 논리는 궁색해진다. 상식적으로 '선물 한 사람'이 '선물 한 상품'에 대해 환불을 신청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


카카오는 최근 거침없는 사업 확장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지난 14일 상생안을 발표하면서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지난 10년간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수료 문제에 대한 카카오의 대응은 아쉽다. '선물하기' 서비스 환불을 비롯한 수수료 문제는 이번 상생안 내용에도 빠져있다.

카카오는 보도 이후 '환불수수료 700억 원대는 수치가 틀렸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애초부터 준비된 반박이었다. "내가 받은 선물을 왜 카카오가 마음대로 제한하느냐"는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대한 카카오의 응답이었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 방향만 트집을 잡는 셈이다.  

김기태 기자KK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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