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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집 이제 사라지나..文 "개고기 식용 금지 검토할 때"

임성현,윤지원,송민근 입력 2021. 09. 27. 17:45 수정 2021. 09. 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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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주례회동서 김총리에
유기견 관리체계 보고받은 뒤
"관계부처서 검토하라" 지시
年100만마리 식용 유통 추정
동물보호·육견단체 충돌빚어
2018년 국민청원 답변땐 신중
30일 방안 논의..반발 거셀듯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설 열휴 기간에 관저에서 토리, 마루, 곰이 등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내며 공개한 사진. [사진 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개고기 식용 금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려동물 가구 증가와 함께 동물애호단체들의 개고기 식용 반대에 맞서 오랜 식습관이라는 주장이 수년간 팽팽하게 대립해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개 식용을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유기된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총리는 반려동물 등록률 제고, 실외 사육견 중성화 사업 추진, 위탁 동물보호센터 전수점검과 관리·감독 강화, 민간 보호시설 신고제 도입,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내실화 등에 대해 보고했다. 정부는 오는 30일 개고기 식용 금지 등과 관련해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관저에서 토리, 마루, 곰이 등 반려견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려견들의 일상과 더불어 새끼를 낳을 때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올리는 등 반려견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을 국민에게 전하고 있을 정도다. 앞서 2018년 7월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마루의 친구들을 지켜달라"며 개 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또 그해 8월 개 식용을 반대하는 집회에 문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토리를 데리고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개 식용 문제는 수년간 지속돼온 해묵은 논란으로, 문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이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개 식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2018년 8월 청와대는 '개를 가축에서 제외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개 식용 문제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사회적 인식 변화, 국제적 추세에 따라 소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그 추세에 맞춰 나가야 한다"면서도 "다만 법으로 개고기 식용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많고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 대책 등도 살펴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식용금지법(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작년 11월 기준 약 312만9000가구를 돌파했다. 이는 전체 가구의 15%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중 개를 키우는 가구가 242만3000가구(11.6%)로 가장 많았고,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는 71만7000가구(3.4%)였다. 이는 등록 가구 기준으로,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반려동물 가구를 합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국내에서 사육·유통되고 있는 식용견에 관한 공식 통계는 없다. 동물보호단체들이 가축 통계에 개를 추가하면 개 식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통계는 2017년 이정미 전 국회의원과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집계한 자료로 당시 국내 식용 개농장은 2862곳이며 기르는 개는 78만1740마리였다. 일정 면적 이상에 가축분뇨 처리 시설로 신고한 곳의 숫자만 추산한 것으로 이보다 작은 소규모 개농장을 합하면 연간 100만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식품위생법상 개는 식품 원료에 포함되지 않지만 오랜 식문화로 인정받고 있고 사회적 합의가 안 됐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법적 제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와 육견협회 등 시민단체 간 오랜 마찰을 겪어온 사안이다. 논란이 된 대표적인 예는 2001년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은 야만인"이라며 한국의 개고기 식문화를 비난한 사건이다. 한국에 대한 비하, 보신탕집 단속은 사대주의적 태도라는 반대 주장이 불거졌고 이에 맞서 애견인들이 개 식용 금지를 주장하며 반발했다.

최근에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음식 배달 앱에서 개고기 판매가 이뤄지면서 동물보호단체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임성현 기자 / 윤지원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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