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6개월~1년 사이 마스크 벗을 수도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 2021. 9. 2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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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코로나 감염자 치명률은 0.09%..독감 치명률 0.05~0.1% 수준

(시사저널=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이 1년8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그사이 백신 접종도 활발히 진행됐지만, 지금도 여전히 대유행 속에 있다. 지금 시점에서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통해 향후 방역 대책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을 점검해 보자.

6월8일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시사저널 임준선

1.코로나19는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가?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 중 약 35%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반 정도가 무증상이다. 증상이 나타나는 약 80%는 감기나 독감과 비슷하게 증상을 약하게 호소하고 심각한 문제 없이 회복된다. 질병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치명률, 즉 확진자 가운데 사망한 사람의 비율은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이후 1년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는 약 2%, 우리나라는 0.9%를 보인다. 

사망자는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거나 70~80대 고령자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환자에 대한 관리와 치료가 강화되고, 고령자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월간 확진자 치명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6월 치명률은 약 0.2%로 계절성 독감(인플루엔자)의 치명률로 알려진 0.05~0.1% 수준을 향해 낮아지고 있다.
무증상이나 경미한 증상으로 확진을 받지 않고 지나간 사람들도 있다. 이 사람들까지 포함한 감염자 치명률은 확진자 치명률보다 훨씬 낮은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해, 결과적으로 현재 우리나라 확진자 치명률이 약 0.9%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감염자 치명률은 0.09%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독감의 치명률 0.05~0.1%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2.다른 감염병의 치명률과 비교하면 어떤가?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흔하게 유행했던 다른 감염병의 치명률은 어느 정도 될까?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SARS)는 2002년 11월부터 8개월간 총 29개 국가에서 8096명이 발생했고, 이 중 774명이 사망해 9.6%의 확진자 치명률을 보였다.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는 2012년 이후 2019년 말까지 확진자 2494명 중 858명이 사망해 34.4%를 보여 코로나19보다는 3~10배 이상 높은 치명률을 보였다.

폐렴의 확진자 치명률은 외래와 입원환자를 합쳤을 때 5%, 입원환자는 14%, 중환자실 입원자의 경우 37%까지 보고되고 있다. 즉, 폐렴의 치명률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치명률 0.9%(종식 후 최종 치명률은 달라질 수 있음)보다 5배 이상 높다. 물론 다른 어떤 감염병보다 코로나19의 전염력 혹은 전파율이 높아 많은 나라에서 절대적으로 많은 수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이에 따라 사망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공중보건학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3. 10대 이하 어린이도 백신을 맞아야 하는가? 

12~1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시행된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의 효능은 거의 100%에 달했고 특별히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아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6개월에서 11세 사이 어린이의 경우에는 현재 미국, 폴란드, 핀란드 및 스페인 등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수백, 수천 명의 12~1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일부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었다고 하지만, 실제 접종을 시행했을 때 얼마나 부작용이 발생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10대 이하에서는 아직까지 사망자가 보고된 바 없다.

청소년과 어린이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상황에서 백신 접종이 필요한지 이득과 손해를 따져봐야 한다. 물론 접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전파할 확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거나, 기저질환이 있어 감염되면 중증이나 사망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4.'위드 코로나' 시행 국가의 코로나19 재유행은?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신규 확진자 억제 중심에서 중증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 전략으로 코로나19와 공존을 준비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정책이 2021년 7월 영국을 필두로 싱가포르, 덴마크, 독일, 이스라엘 등에서 시행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확진자 수 추이를 보면 7~8월 이후 현재까지 이들 국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즉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와 독립적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방역을 완화하면 확진자 수가 어느 정도 증가하는 것은 예상할 수 있다. 다행히도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영국, 이스라엘 등의 국가에서는 확진자 수는 늘어났지만, 지난겨울 3차 대유행과 비교했을 때 사망자 수는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중증환자 관리 체계를 적절히 확보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5.코로나19 방역정책에 변화가 필요한가?

필자는 한 달 전부터 코로나19에 대해 이제는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술한 대로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독감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고, 사망자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70~80대 고령자가 대부분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장기간 시행되고 있는 거리 두기 강화 조치에 따라 자영업자의 심각한 경제적 손실과 국민들의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기 때문에,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불확실한 오후 10시 영업시간 제한 폐지와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완화 및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 도입 필요성을 제안했다. 또한 하루 확진자 수 발표를 중단하고, 중증환자에 대한 관리 강화, 그리고 모든 학교는 정상적인 등교를 시행하되 필요할 경우 주기적으로 신속 PCR검사 시행 등을 고려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수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 종식을 예측하기도 했지만, 델타 변이 등 새로운 변종 코로나19 등장으로 인해 사스처럼 종식이 아닌 계절성 독감으로 토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즉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며,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 지금과 같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지 않고도 감기·독감·폐렴·결핵 등 각종 감염성 질환을 관리하며 공존해 왔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도 코로나19와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인 것이다.

6.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이론적으로 성인의 8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이 달성되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방역 당국은 집단면역을 하더라도 마스크를 벗고 거리 두기를 없애는 코로나19 이전으로의 일상 복귀는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성인의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독감 수준으로 낮아지고, 중증환자에 대한 관리 체계가 확립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되는 시점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빠르면 6개월에서 1년 안에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하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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