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들, 문 대통령 '개 식용 금지 검토'에 "더 없이 반가운 소식"

김지숙 2021. 9. 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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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동물단체들 환영 성명..이재명·추미애도 동의 표해
외신들 "문 대통령은 유기견을 입양한 애견인"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 ‘곰이’를 돌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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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지시’에 동물보호단체들이 환영의 의사를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SNS를 통해 동의 의사를 표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부겸 국무총리로부터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해 반려동물 등록률 제고, 실외 사육견 중성화 사업 추진, 위탁 동물센터 전수 검사 및 관리·감독 강화, 민간 보호시설 신고제 도입, 동물보호 관리시스템 내실화 등을 보고 받았다.

문 대통령은 반려묘 찡찡이, 반려견 토리, 마루, 곰이 등의 동물들을 반려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 검토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대선 공약으로 개 식용에 대한 단계적 정책 수립과 축소를 제시했으나 이후 ‘사회적 합의 부족’ 등의 이유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었다.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은 환영 성명을 발표하며 개 식용 금지를 지지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문 대통령의 검토 지시는 개식용 종식을 염원하는 시민사회에 반가운 소식이다. 연간 1백만 마리 개들이 도살되는 우리나라에서 개 식용 종식은 시민단체나 시민 개인에게 기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 차원의 결단과 로드맵 제시가 필요하다”가 말했다. 이어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에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위 ‘식용견’의 잔혹사는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는 “개 식용은 이미 동물학대와 불법행위가 뿌리깊게 얽혀있다. 식용으로 사육, 도살되는 동물을 고통에 몰아넣을 뿐 아니라 개를 반려목적과 그 외의 동물로 구분해 동물보호법 개정 등 우리나라 동물복지 제도 개선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기 대선 주자들도 대통령의 지시에 동의 의사를 표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문재인 대통령께서 ‘개 식용 금지 검토’를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당연한 조치이고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통령 당선 뒤 유기견 ‘토리’를 퍼스트도그로 입양했다. 청와대 제공

그는 “반려동물은 인간과 정서적 교감을 하는 생명체다.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개 식용은 사회적인 폭력일 수 있다. 저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개 식용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국민께 약속드렸다”고 공약을 언급했다. 이어 “개 식용을 단순히 야만적 문화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잔인한 학대와 도살, 비위생적인 사육, 불안전한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동물복지의 필요성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도 페이스북에 “개 식용,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여의도에서도 심심찮게 보신탕을 먹으러 몰려다니는 사람들을 불편한 심정으로 목격하곤 했다. 요즘은 많이 뜸해졌지만 여전히 개 식용 문제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 가구가 638만이 넘고, 반려동물은 860만 마리가 넘어섰다. 이제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영양 포화 사회에 사는 우리로서는 새로운 사회적 용기와 사회적 결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의 첫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에 외신들도 주목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애견인인 문재인 대통령이 전통 관행을 종식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문 대통령은 개를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취임 후 유기견을 포함해 여러 마리의 개를 관저에서 반려하고 있다”며 “토리의 입양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하나의 공약이었고, 이 강아지는 청와대 첫 유기견 출신 퍼스트도그가 됐다”는 상세한 사정도 전했다.

가디언 누리집 갈무리

미국 일간지 유에스에이(USA)투데이도 문 대통령의 개고기 관련 발언을 전하며 최근 세대 간 두드러진 개 식용 관련 갈등과 여론 조사 등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한국 문화에서 개고기는 회복력을 높이고 정력을 증가시키는 신화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관습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비난 받아 왔다. 휴메인 소사이어티(Human Society)가 의뢰한 2020년 여론조사는 한국인의 84%가 개고기를 먹지 않을 것이며 60%는 입법 금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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